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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Dec 23. 2015

창업해 세 번 매각한 연쇄창업가, 글로벌 진출 출사표

일명 ‘돈버는 앱’이라는 키워드로 불리우는 잠금화면 앱은 얼핏 규모있는 비즈니스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버즈빌의 이관우 대표는 하찮아 보이는 잠금화면에서 ‘모바일 패러다임에서의 첫 관문’이라는 가치를 읽어냈다고 한다. 2013년 1월 출시된 버즈빌의 잠금화면 광고 앱 허니스크린은 현재 한국, 일본, 대만을 통틀어 총 600만 사용자의 스마트폰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관우 대표를 만나봤다.


중학생 때 창업을 시작했다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다. 발명 일기를 꾸준히 썼는데, 그중 하나인 ‘문고정 장치’로 당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후 중학교 때도 발명품을 상품화하고 판매도 했는데, 일본에서 수억 원의 라이센스 제안이 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내 아이디어를 세상에 가장 빠르게 잉태시키는 방법이 창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총 5번의 창업과 3번의 엑싯을 경험한 연쇄 창업가다. 그간 어떤 회사를 만들어왔나.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선배와 레토르트 식품의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알맞게 조리해주는 전자레인지를 만들었다. 이후 모바일 쿠폰 솔루션 서비스 ‘이토프’ 만들어 네이버에 매각했다. 다음에 뉴스저작권 관리 솔루션 ‘포스트윙’과 소셜커머스 ‘데일리픽’을 창업했고, 각각 네이버와 티켓몬스터에 매각했다.


규모있는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한 흔치않은 사례다.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비결이 뭔가? 


창업을 시작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할까?’다. 늘 이 고민을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엑싯이 창업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정말 갖고 싶은 회사를 만들려고 계속 노력하다보면 개성(Edge)있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더라.


그렇게 다섯 번째 회사 버즈빌을 창업했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버즈빌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광고 회사다. 모바일, 특히 잠금화면을 활용해서 기업이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비스를 크게 나누면 허니스크린, 버즈애드, 버즈스크린 세 가지다.


허니스크린은 잠금화면 앱으로, 소비자가 잠금 화면을 통해 광고를 보고 이를 통해 쌓은 포인트를 다양한 상품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버즈스크린은 이 잠금화면 기능을 퍼블리셔의 앱에 SDK 형태로 제공하는 B2B 모델이고. 마지막으로 버즈애드는 광고 물량을 받아온 뒤 잠금화면 크기에 맞게 광고 디자인이나 포맷을 최적화해서 광고를 내보내주는 플랫폼이다.


모바일 광고 사업은 이전 창업 이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분야를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것 같다. 이토프 때도 이미지 처리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데일리픽을 할 때도 커머스 시장을 잘 몰랐다. 모델에 매료돼 시작했고, 버티면서 시장을 배웠다.


모바일 광고 중에서도 잠금화면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든 계기가 있었나. 


스마트폰 잠금화면은 하루에 평균 85번 이상 스쳐 지나가는 영역이다. 하루 24시간 중 3시간 35분을 소비하는 스마트폰의 첫 영역이기도 하고. PC와 웹 패러다임 속에서 첫 영역인 ‘홈 화면’을 장악한 네이버와 구글은 시장의 지배자가 됐다. 우리는 모바일 패러다임의 첫 화면인 잠금화면을 장악하려고 한다. 개인에게 맞춤화된 컨텐츠나 광고를 공급받을 수 있는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원칙적으로 스마트폰 잠금화면의 수는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단 한명의 승자독식이다. 현재 모바일 리워드 앱 1위는 NBT의 캐시슬라이드다. 허니스크린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인가. 


네이버와 구글의 차이다. 네이버는 뉴스나 블로그, 지식인 등 모든 정보를 네이버에 모아놓은 폐쇄형 플랫폼이다. 반면 구글은 검색 기능만을 제공하고 모든 트래픽을 밖으로 넘겨준다. 대신 해당 영역에 애드센스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을 서로 나누는 전략이다.


NBT가 캐시슬라이드라는 단일 잠금화면 앱에 집중하고 있다면, 버즈빌은 잠금화면 광고를 타 기업이 손쉽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다양한 앱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잠금화면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을 나누는 형태다. 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버즈애드라는 애드서빙 시스템이나 잠금화면 SDK 기술을 3년간 개발했다.



오늘 130억 규모의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했다. 어떤 투자사들이 참여했나. 


LB인베스트먼트 주도 하에 포스코기술투자, KTB네트워크, 컴퍼니케이 파트너스, ES인베스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2년 전부터 오랫동안 우리를 지켜봤고, 이미 유사한 애드테크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비전에 공감해줬다.


첫 투자는 2013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받았다. 후속 투자유치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투자금 사용처를 말해달라.


2014 ~ 2015년 계속 흑자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만 놓고 보자면 투자받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번 투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받은 것이다. 첫 투자가 ‘첫 화면 생태계’에 대한 비전만으로 받은 것이었다면, 이번 투자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 온 ‘플랫폼’이라는 결과물에 대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투자금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마케팅 비용, 개발자 및 DB 인재 충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일본과 대만 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 경험한 해외 모바일 광고 환경은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 이전부터 모바일 광고 시장이 발전해 있었다. 다만 글로벌 광고 업체보다는 로컬 광고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편성되어 있다. 광고 연동 방식도 글로벌 표준과는 차이가 나는 갈라파고스적인 성향을 가졌고. 대만의 경우는 일본, 중국, 미국의 대형 업체가 경쟁하고 있어서 ‘격전지’ 성향을 띈다.


2016년 모바일 광고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될거라 보나? 


현재 모든 광고 집행 의사 결정은 점점 ‘효율 중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볼륨과 효율 면에서 가장 앞선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승자독식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에서도 효율이 떨어지는 매체나 네트워크가 몰락했다. 글로벌 트렉킹 사업자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MCN을 통한 바이럴 모델도 주목할 만 하다. MCN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관련 광고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본다. 참고로, 버즈빌에서 버즈스케이프라는 모바일 광고 생태계 지도를 정기적으로 배포하고 있으니 참고 바란다.


마지막으로 버즈빌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사용자가 잠금화면 광고를 통해 얻은 포인트로 모든 모바일 경험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포인트로 통신비, 모바일 결제, 유료 컨텐츠 소비 등 많은 것들을 무료로 누리게 하려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폰 첫 화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80% 인구의 잠금화면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으려 한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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