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터디 스토리
‘베이비 샤크, 핑크퐁…’ 어른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영유아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핑크퐁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표방하는 스마트스터디의 대표 교육 콘텐츠 브랜드다. 스마트스터디는 지난 2010년 김민석 대표를 비롯해 넥슨, 네이버 등 국내 유명 IT기업 출신 인력들이 모여 창업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핑크퐁’ 브랜드를 중심으로 모바일 영유아 콘텐츠 및 교육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시리즈는 2016년 6월 기준 전세계 1억 1천만 다운로드 다운로드를 기록한 글로벌 유아 교육 앱이다. 대표 앱인 ‘핑크퐁! 인기 동요 동화’는 한국 앱스토어 교육 분야 5년 연속 1위, 전세계 95개국에서 유아 교육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스터디는 2015년 1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중국과 북미권 등 글로벌 진출을 진행중이다.
핑크퐁 시리즈를 진두지휘한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을 만나 사업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어린 딸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네이버 한게임 등 게임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고민하던 당시 딸이 3살이었다. 자라나는 딸에게 유익한 콘텐츠,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가진 기술을 게임에 쓰지 않고 농업,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 접목시킨다면 사회를 좀 더 이롭게 바꿀수 있다’는 한마디에 이끌렸다.
온라인 교육 솔루션에서 동요까지.
대학동기인 김민석 대표와 의기투합해 원격 온라인 교육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스터디’를 공동창업했다. 당시는 플래시 기반의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것들은 대개 배터리도 빨리 닳고 재생 속도가 느려 활발히 이용되기 어려웠다. 그 문제점을 보고 동영상을 자체로 만들어 보자고 해 모바일 전용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영어교육과 동화, 동요 등을 기반으로 한 영상을 만들었는데 그 중 동요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아마 아이와 보호자 모두를 만족시킨 콘텐츠였던 것 같다. 우리 예상보다 앱 사용률과 사이트 재방문율이 높았다. 이후 동요 8곡이 포함된 동영상은 16곡, 100곡 등으로 점차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1,500곡의 콘텐츠가 있다.
우리가 목표한 유아동 콘텐츠 분야에 집중했다.
창업 당시는 원격 온라인 교육 솔루션을 목표로 했지만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느낀건 콘텐츠를 플랫폼에 맞게 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하면 잘 될거야 했던 예상이 빗나갔을 때 아차 싶었다. 그래서 콘텐츠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지금도 집중해야 하는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중화권과 북미권, 그리고 국내 오프라인 사업.
콘텐츠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것과 중화권, 북미권에 신경 쓰고 있다. 국내에선 오프라인에서 핑크퐁 잉글리시가 기관 교육교재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사운드북 10종을 포함해 캐릭터 인형 등 오프라인 제품들이 출시됐다. 이 분야에서 좀 더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중국은 360이나 바이두 스토어에 입성해 콘텐츠 사업을 확장시키는 쪽으로 진행중이다. 북미권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최근에 스페인어 버전을 내놓은 것도 그 이유다. 북미 지역엔 히스패닉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체 통계 시스템과 유튜버들의 언어 설정 등을 보고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당장 30개 국어 모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거기서 출발한 다음 그 반응에 맞춰 전략을 변경하는 거다. 즉 시장의 반응에 따라 가는거다.
온라인의 인기를 타고 오프라인으로 진입…기존의 전략과 다르게 접근한다.
6년 전 우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스타트업이 오프라인 업체에 가서 ‘우리가 콘텐츠를 제공할테니 책을 낼수있게 해달라’고 했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인형 하나 들고 외국에 나가 팔려고 했으면 쉽지 않았을 거다. 왜냐면 캐릭터에 대한 인지도 및 이해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앱이나 유투브 채널에 올리면 캐릭터를 알리기 쉽다. 현재 핑크퐁 콘텐츠는 전세계적으로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우리 제품이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책과 장난감, 인형을 파는건 훨씬 유리하다.
현재 온라인으로 먼저 스트리밍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 뒤 오프라인으로 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나라로 접근하더라도 마찬가지일거다. 우리 방식의 접근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 우리 가정이 틀리면 빠르게 수정한다. 그점은 익숙하다.
퐁이를 알아봐주는 1억명의 고객이 있다.
핑크퐁은 올해 6월 기준 약 1억 1천만 다운로드 돌파 및 전세계 95개국에서 유아 교육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유아교육전에 참가했을 때 핑크퐁을 알아보고 우리 부스를 찾아주는 대중을 보면서 놀랐다. 동시에 우리 브랜드는 단순히 모바일 전용 콘텐츠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많은 어린이들이 아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느꼈다.
아이와 보호자 모두 눈길을 끄는 짧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든다.
우리 콘텐츠는 주로 1 ~ 3분 내외로 짧고, 화면 전환이 자주 일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모바일 화면에 맞춰 자막도 크게 삽입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같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본다. 부모 입장에서는 지겨울 수 있다. 그래서 보호자가 볼때도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다. 또한 단순한 오락용 콘텐츠가 아니어야만 바이럴 추천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여러 번 보면서 교육적 가치를 높일 수 있게 제작한다.
회사에서 직접 기획하고 출시하는 상품들은 모두 현지화를 거친다.
우리 제품은 현지화해서 출시한다. 특정 국가에서 잘 소비되는 콘텐츠는 그 나라에서 직접 만드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 현지에서 작업하는 것도 진행중이다. 중국과 북미권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는 다르다. 북미권과 다른 지역엔 인터랙티브 기능을 추가해 출시했다. 아이들이 잘 쓰는 용어나 좋아하는 말, 후크를 고려해서 동요를 제작하고 있다. 한 마디로 ‘소비자 맞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출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처럼 서비스하는 업체는 있지만, 콘텐츠 기획 설계 및 퍼블리싱, 오프라인 제품 판매까지 갖춘 업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 회사에선 동요 안무짜는 팀, 제품 디자인팀, 앱 개발 팀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변화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어 가능과 비용문제, 양날의 검이지만 우린 성공할 것이다.
회사에서 모두 제어할 수 있는건 장점일 수도 있고 비용관점에선 나쁠 수도 있다. 타겟을 우리나라로만 한정 했다면 필패했을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2개 이상 9개 국가를 타겟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우리 콘텐츠를 보는 대상인 0세~5세 아이들은 어느나라에서나 문화적 차이가 적다. 알파벳, 생활 습관 등 기본적인 것들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영어로 컨텐츠를 만들고 나라별 언어로 번안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콘텐츠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한다
콘텐츠가 소중하니 공개하지 않고 싸게 파는 것을 반대하는 업체들도 많이 본다. 회사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시기와 문화를 담고 있다. 콘텐츠는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인기가 많다고 계속 인기가 유지되지 않는다. 방심하거나 안심하면 안 된다. 많은 콘텐츠가 절판되고 사라지는 것만 봐도 알수 있지 않나. 그러니 인기 있을 때 확장할 수 있으면 많이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온라인 사용자를 확보한 뒤 또다른 플랫폼에서 상품 구매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모수를 늘리고 흐름을 타고 있을 때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
700개의 위성앱으로 홍보했다.
작년까진 홍보 비용은 0원에 가까웠다. 초창기 시장에 진입해서 앱스토어에서 알려질 수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에만 기댔으면 우리 서비스도 사라졌을 것이다.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면 낙후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앱을 출시했다. 그동안 출시해서 관리하는 앱만 700개 가까이 된다. 그리고 그 앱들이 각자 따로 놀게 되면 회사가 얻는 건 없다. 그래서 그 앱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콘텐츠를 많이 포함한 동화 앱은 플랫폼 앱, 그거 외에 음악, 색칠놀이, 샘플 등 단적인 기능을 갖춘 것은 위성앱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앱이 나와 소개하고싶어도 앱스토어 내에는 홍보 공간이 없다. 그러나 새로 출시되는 앱은 상위 노출이 가능했다. 그런 이유로 위성앱을 늘려나갔다. 이 앱으로 플랫폼 앱이나 위성앱으로 사용자들을 유입시켰고, 앱내 푸시 알림 시스템, 팝업창 등으로 플랫폼 앱을 홍보했다. 또 국가와 언어별로 푸시,팝업을 따로 갖췄다. 그러나 이 것만으로는 확장의 한계가 있다.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 재미없고 유익한 내용을 담지 않았으면 바이럴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기술을 소비자에게 강요할 수 없다.
우리가 바라본 시장과 소비자의 행동이 달랐던 게 충격이었다.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전자 학습지를 즐기면서 문제 풀이도 해주고 성적도 나오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 사업이 잘 될 거라 예상했다. 사업 아이템을 동요로 바꿀 때도 내심 불안했다. 학습지 시장에 미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 기술로만 접근하면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소비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좋은걸 만들었는데 왜 소비자들이 몰라주지’ 하는데, 이건 옳지 않은 생각인 것 같다. 사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가 뭔지, 사용자들이 어느 시점에서 앱을 이탈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기술이 사람을 선도할 순 없다.
다국적 콘텐츠를 만들 때 ‘문화’를 생각한다.
다른 인종을 생각할 때 가지는 편견있다. 우리는 다국적 콘텐츠를 만드는 곳인데 그 부분에서 다소 안일했다. 그들에게 인기있는 콘텐츠만 고민했는데 문화적 배경을 더 많이 고민했어야했다. 종종 SNS서비스에서 해시태그로 우리 제품을 검색해본다. 우리가 정식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서 우리 캐릭터로 된 상품이 제작돼있는 것을 볼 때 흥미롭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캐릭터의 파급력이 크다는 걸 체감한다.
중국발 투자 유치로 사업 가속화.
대표와 나는 일을 확인하고 진행하고 결과가 나도 속도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성장 그래프가 가파른 편은 아니다. 우리도 답답해지더라. 주위를 돌아보니 국내외 경쟁자도 따라와 있고.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성장할 시기 놓치겠다 싶어서 투자를 받았다.
투자사의 생각을 다 알 순 없지만, 한국에서 한 종류의 채널에서만 활동했다면 우리를 굳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거다. 대상국가를 한정하지 않고 사업하고 있으니 성장성이 기대됐을거라 본다. 그리고 최종 플랫폼의 타겟이 어디이고, 기술 변화를 읽어내 신속하게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팀이 구축돼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을거라 본다. 신사업을 하겠다거나 복지를 실현하겠다 했으면 투자 받지 못했을 거다.(웃음)
미국의 주마다 다른 문화가 있어 그에 맞게 접근 방식이 다른 것 처럼 중국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었다. 기회가 닿아 DT벤처캐피털과 관계를 맺었고 올해 5월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이제 전세계 유아동 시장 중 가장 큰 곳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들의 도움을 받아 샤오미TV, IPTV 등 디지털 미디어로 진출 한 이후 오프라인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기혼 여성도 많고 재택 근무자 비율이 높다.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함이다.
회사엔 맞벌이로 인해 오후 6시에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육아 휴직, 재택 근무는 본인이 알아서 하도록 한다. 그런 점은 여타 기업에 비해 자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일을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해서 모여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하고싶은 일을 더 잘할 수 있기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 뿐이다.
다른 회사는 좋은 회사와 다르다.
다른 회사를 만들고 싶다. 현재 인기를 재탕만 하면 우리보다 더 밀도있는 조직에게 뺏긴다. 그러나 다른걸 계속 하는건 기회가 있는거다. 하나를 다르게 하다보면 속도도 달라지고 결과물도 달라질 수 있다. 가능성이 있는 또다른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하나를 하더라도 다른 회사랑 다르게 했으면 좋겠고, 다른 누구와 달랐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는 인생과 일이 구분되지 않는 힘든 곳이다. 재택근무, 많은 휴가 일수 등은 재직자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지 복지가 아니다. 이 결정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