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텀 Sep 24. 2016

“모든 가정에 꽃이 놓여지는 그 날까지”

 박춘화 꾸까 대표

봄엔 작약,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수국, 겨울엔 목화까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소개하는 업체가 있다. 플라워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꾸까가 그 곳이다. 2년전 천만원으로 시작한 꾸까는 현재 정기 구독자수 4만명, 월 매출 4억원 대, 3개의 자체 브랜드를 가진 플라워 브랜드가 됐다.


박춘화 꾸까 대표


꾸까 창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꾸까는 2년 3개월 된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로는 2가지가 있다. 원래부터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다. 동시에 여성이 주 고객인 아이템을 찾다 보니 꽃을 생각하게 됐다. 사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엔 꽃도 잘 몰랐고 즐기진 않았는데 지금은 좋아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꽃 시장의 낡은 구조를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O2O로 일컬어지는 많은 품목 중에 화훼 시장만 전반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강했다. 꽃을 어떻게 판매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이 곳에 들어가 조금씩이라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에 사업에 참여한 글로시박스도 여성 대상 서비스였고 꾸까도 주고객이 여성인데.


현재 운영중인 스타트업 100개를 일렬로 늘여놓고 타겟을 보면 여성 대상인 경우가 많다. 남성들의 취향은 다양하지 않다. 스타트업은 니치시장을 타겟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취향을 가진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패션, 화장품,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근래 주목받는 MCN채널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을 대상으로 생각하게 됐다. 물론 남성을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다.


꾸까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꽃집은 편의점 같은 지역 대상 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구 꽃집은 멀리 배달된다 해도 서울권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꾸까는 전국 모든 지역을 타겟하고 있고 모든 지역에 꽃 품질을 일관되게 배송하는 점이 특징이다. 꾸까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렇다 할 브랜드도 없었다. 즉 ‘꾸까’라는 브랜드 정립이 돼있는 점과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본다.


꾸까엔 총 3개의 브랜드가 있다. 먼저 2년된 생화 전문 브랜드 ‘꾸까’, 드라이플라워 브랜드 ‘하우투드라이 꾸까’, 그리고 플라워 클래스인 ‘꾸까키친’이다.


온라인 플라워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오프라인 영역 확장 계획은 없나? 직영점이라든지.


온라인에 주력했다. 물론 오프라인 사업 분야도 있다. 백화점 매장과 기업 B2B부분이다. 올해 10월엔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한다. 이 곳이 잘 되면 다른 지점도 오픈할 생각이다.


보통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플라워샵은 지하1층에 있다. 하지만 꾸까 입점 매장의 50%는 1층에위치해 있고 30%정도가 2층, 나머지가 지하에 있다. 대체적으로 고객 접근성이 좋다. 컨템퍼러리한것과 트렌드를 읽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꾸까의 백화점 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수입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편이다.


가드닝으로 확장할 생각이 있는지.


생각 있다. 일본 출장을 자주 간다. 일본 가드닝 시장은 10년 정도 국내 시장보다 빠르다. 전체적으로 식물에 대한 이해, 공간에 어떻게 식물을 넣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 분위기다. 가구 다음은 식물 시대이고 브렌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브렌드를 구상중이다. 천천히 준비중이다.


올해 4월부터 플라워레슨을 시작했는데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건가?


플라워클래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만들어졌다. 기존의 플라워클래스처럼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분에게 꽃꽂이 키트와 책자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영상이나 책자를 보고 따라 만들면 된다. 키트는 2-3만원으로 1회 레슨비가 평균 7만원인것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꾸까의 사업 분야엔 소비자들이 아는 B2C기반의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그리고 B2B가 있을 텐데. 이 부분은 어떤 부분으로 진행되고 있나?


우리는 B2B 축을 2개로 본다. 여러 백화점과 외제차 브렌드에서 고객들에게 보내는 꽃이 우리 꽃이다. 기업 관점에서의 B2B다. 또 꽃 농장 시장에 도매로 접근하는 것이 두번째 B2B이다. 다만 이 사안은 시장 구조와 분위기상 시기가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은 어떻게 내나?


현재까지는 B2C가 대부분이다. 론칭한지 얼마 안된 꾸까 키친은 논외지만, 드라이플라워와 생화 부문은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꽃 배달 받는 소비자 입장에선 꽃 상태가 신경 쓰인다. 이에 대한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은 없나?


평균 한달에 3 ~ 4만건정도 주문이 들어온다. 처음 시작한 달 500개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이에 따라 불만건수도 늘어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전체 볼륨으로 따지면 불만 건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SNS 기반 서비스라면 불만건수에 대한 응대는 숙명이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의 불만은 댓글이라는 기록으로 남기도 하고 커 보이기 때문이다.


꽃의 상태는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에 다양하다. 지금 예뻤던 꽃이 배송되는 동안 꽃잎이 떨어질 수도 있고 꽃대가 부러질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불만건에 대해선 100% 다시 보내드린다.


꾸까의 지하 작업실. 이 곳에서 부케가 만들어 지고 배송 된다. 생화는 입고되는 대로 출하시키지만 당일 판매되지 않은 꽃은 모두 버려진다. 다음날 받아볼 고객의 꽃과 섞일 우려를 


꽃의 질은 어떻게 따지나? 매장 계약하기도 어렵고, 도매 상인과 관계를 맺는 게 꽃 시장이라고 들었다.


우선 양재동과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간다. 우리는 꽃 구매량이 많기 때문에 1급을 수급받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예전 같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사업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꽃을 수급하기 위해 농장과 직접 계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아무래도 원가 절약과 꽃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점이 크기 때문이다.


미혼모, 위안부 할머니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사업 초기 시절엔  스타트업이라는 공간 자체가 작아서 CEO모임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 안나가게 되더라. 당시 모인 이들이 기업입장에서 돈에 큰 가치를 두는 것이 불편했다. 사업초기 가치관이 흔들리기도 했고. 그때부터 소셜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금도 분기마다 소셜 프로젝트는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카카오와 협업해 남산에 위안부할머니 추모 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투자 유치 관련 이슈는 없나?


가능하면 투자 받지 않으려고 한다. 제안이 오긴 한다. 지난주도 이사진들과 모여 토의했는데 투자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첫번째 이유는 투자를 받은 순간부터 자본에 매여 일을 즐겁게 하지 못할 것 같기도 했고, 두번째로는 큰 돈이 들어왔을 때 이 돈을 책임질 수 있는 깜냥도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 이유다. 세번째는 사업의 로드맵을 그려봤을 때 규모가 외부에서 조달할 수준인지, 우리끼리 벌어서 그릴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후자 쪽이었다. 우리는 멀리 보며 시장에서 인정받고 자생 하는게 목표다. 그래서 당분간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사업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초창기엔 꽃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냉대였다. 시장을 돌아 다니면서 ’이 꽃 얼마에요?’하고 물어보면 답도 해주지 않고 등 돌리는 상인이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관례상 꽃시장에선 외상이 안돼서 그 자리에서 현금을 주고 거래해야 한다. 당시엔 주머니에 300만원을 넣어가 현금 거래를 했다. 지금은 외상으로 거래하는 수준은 됐다.


그리고 초기 투자자들을 만날때마다 꽃은 공감하기 힘든 주제라는 평을 들었다. ‘이 사업이 되겠어요?’ 하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이럴 때마다 ‘사업으로 증명 해야겠다’ 생각해서 미팅을 자제하고 사업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두 가지 어려움 다 고민이 아니게 됐지만 초반엔 정말 힘들었다.


반대로 지금은 사업하면서 뿌듯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꽃이 유통계의 화두가 되게 한 점이 뿌듯하다. 화훼 시장은 낡고, 오래되고 소매상인이 쉽게 발 들이기 힘든 곳이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니 브렌드가 없었던 것이 어찌보면 당연했다. 요즘은 꽃이 다시한번 사회에 이슈가 되고 있다.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궁금해하고 아무 이유없이 꽃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업하길 잘했다 싶다. 여름 화훼 시장은 비수기인데도 성수기인 어버이날에 팔릴 만큼의 꽃을 매일 구매한다. 시장에서 우리가 가면 다른 손님을 내보낼 정도다.


7월 현재 꾸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카페 및 플라워 클래스, 오브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꽃을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인테리어에도 신경 쓰고있다. 꽃으로 영감을 주는 곳으로 테마를 잡았다. 매출을 다소 포기해도 사람들에게 꽃이 아름답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꽃이 메인인 공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꾸려가고 싶은지?


꽃은 커피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10년 내로 모든 사람들 집에 꽃이 있을 것이고,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면 존중하는 마음으로 꽃을 갖다 놓지 않을까 한다. 그런 문화가 정착되게 노력하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