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싶은 마음, 지는 걸 배우는 시간

by 마잇 윤쌤

※ 모든 에피소드는 가공한 것입니다.


단순한 장난감부터 부루마블, 인생게임, 루미큐브 같은 보드게임까지, 놀이치료실에는 연령을 아우르는 다양한 놀이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할 때면,

국제대회 못지않은 진지한 승부가 펼쳐집니다.


가끔은 아이들의 승부욕이 지나쳐,

규칙을 어기거나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를 할 때도 있어요.


저는 한두 번은 그냥 봐줍니다. 그러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면 관찰하다 개입해요.



"선생님 차례인데?"

"아, 헷갈렸어요."


"한 번에 한 장씩 가져가야 해!"

"이번엔 좀 봐주세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반칙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도요.


그 순간 이기고 싶은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거죠.



"이기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해.

어른들도 지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반칙을 하면

결국 너에게도 손해야.


선생님은 이렇게 말해주지만,

친구들은 말해주지 않고,

다음부터 너와 게임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



아이들에게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 잘 이해한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 반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해요.



사실, 우리 어른들도 지는 걸 좋아하지 않잖아요.

월드컵과 올림픽을 할 때면 얼마나 모두가 승부욕을 발산하던가요.


결국은 지는 걸 받아들이는 것도 용기와 연습이 필요해요.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그 과정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존중해야 하니까요.



그런데요, 이쯤에서 솔직히 고백할 게 있어요.


치료실에 있는 보드게임을 매번 할 테니, 제가 굉장히 보드게임을 잘 할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타고난 꽝 손에 승부욕이 없는 사람이라...

그렇게 많이 해도 아이들과 할 때에도 늘 실력이 비등비등하고...


제가 지는 날이 더 많답니다.

그것도 아주 아깝게요.


놀이치료사에게 게임을 못하는 것은 복이에요.

저는 일부러 져주는 날은 없거든요.


그럼에도 아이들과 하기에 수준이 딱 맞아요.

저는 승부보다 규칙을 지키고 정정당당하게 했는지 그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을 이겼을 때 누구보다 축하해 줄 수 있어요.


좋아하는 아이들의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해맑은 얼굴이 참 귀엽거든요.








아이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다정하게 이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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