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독차지하고 싶은 아이

by 마잇 윤쌤

※ 모든 에피소드는 가공된 것입니다.


놀이치료실에 오던 일곱 살 아이가 있었어요.

작고 여린 체구에 반해, 눈망울만큼은 또렷하고 반짝였답니다.


아이는 놀이치료실도, 치료사인 저와의 시간도 좋아했어요. 놀이에도 잘 몰입했고, 감정 표현도 풍부했지요.


하지만 한 가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행동이 있었어요.


아이는 놀이치료 한 회기, 40분 동안 2~3번은 대기실에 나가고 싶어했어요. 대기실에 있는 엄마를 만나고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했어요.


아이들이 놀이치료실에 적응하는 한두 달이 지나도 계속 반복되었어요. 놀이치료에 적응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이에게는 대기실에 나가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어요. 대기실에는 엄마와 함께 온 아이의 동생이 있었거든요.


아이는 놀이치료 시간 동안 엄마와 동생이 대기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주 신경쓰였던 것 같아요.


언젠가 문을 열고 나간 아이의 눈에 비친 건,

엄마 무릎 위에 앉은 동생과 깔깔 웃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었어요.


아이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섰고, 치료실로 더욱 돌아가기 싫어했어요.


아이는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동생의 존재로 인해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어요.


저는 부모상담에서 이 상황을 조심스레 이야기했어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제안을 드렸죠.



"아이와만 함께 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기실에서 동생과 함께 있는 엄마가 아닌,

아이만 기다려주는 엄마의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요.


아이의 엄마는 고민 끝에,

치료사의 의견을 수용했어요.


다음 회기, 동생 없이 엄마와 손을 잡고 온 아이의 표정은 두 볼이 발그레해질 만큼 환한 미소였어요.


아이는 그날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엄마에게 달려갔지요.


사실 우리 모두,

엄마를 독차지하고 싶던 시간들이 있었잖아요.


동생은 언제나 함께 있어 반가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엄마와의 시간을 방해하는 존재로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 마음을 그냥 인정해주면 좋겠어요.

아직 너도 아이니까,

무조건 양보하라고 하지 말고,

동생이니 이해하라고도 하지 말고요.



"그래, 너도 엄마가 고플 수 있지."



어쩌면 이게 동생이 있는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일 지 몰라요.








아이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다정하게 이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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