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를 좋아하는 아빠의 비밀

by 마잇 윤쌤

※ 모든 에피소드는 가공된 것입니다.


놀이치료실을 좋아하던 여섯 살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장난감이 많은 방의 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치료사인 저를 얼마나 환영해 주었는지 몰라요.


놀이도 좋아하고, 이야기도 참 잘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그날도 아이는 엄마놀이를 시작했어요.

2층 집을 예쁘게 꾸미고, 엄마 인형은 저녁을 만들고, 아이들 인형에게는 동화책도 읽어주며 가족과의 일상을 놀이했지요.


엄마, 아빠, 아이, 동생 인형이 등장했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아빠 인형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엄마와 아이들 인형이 밥을 먹고, 세수를 하고, 잘 시간이 되어 침대로 갈 때까지도 아빠 인형은 소파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아빠도 배고프지 않을까?"

"아니야, 아빠는 자."


"아빠도 방에 가서 자면 어떨까?"

"아니야, 아빠는 소파 좋아해."



결국 엄마와 아이들 인형이 모두 침대에서 인사를 나누고 잠드는 동안에도 아빠 인형은 그대로 소파에 누워 있었어요.


다음날 아침이 되어, 엄마와 아이들 인형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을 때도 아빠 인형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요.



"아빠가 많이 피곤했나 봐~"

"아니야, 아빠는 그냥 맨날 자!"



아이의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그건 단지 웃겨서가 아니라 너무도 솔직한 아이의 '주말 이야기' 였거든요.


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는

주말이면 내내 소파에 누워 있는 사람이었어요.


말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놀이를 통해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었지요.


그다음 회기에서 저는 아이에게



"오늘은 아빠도 함께 놀아볼까?!"라고 제안했어요.



그러자 아이는 온 가족이 동물원에 소풍 가는 놀이를 시작했죠. 오늘은 아빠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아마도 아빠는, 주중에 열심히 일하느라

주말에 몰아서 쉬었던 거겠지요.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함께할 여력을 충전하는 중이었는지도 몰라요.


아이는 아직 몰라요.

소파에 누워 있던 아빠가 사실은, 누구보다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요.

언젠가 그 마음까지 아이의 놀이에 담기길 바라며, 저는 오늘도 아이 곁에 앉아, 함께 놀이합니다.








아이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다정하게 이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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