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벌레와 글쓰기 사이

by 마잇 윤쌤

주말 저녁, 세 식구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화면에는 곤충을 잡고 자연을 관찰하는 어른들이 등장했어요. 풀숲을 성큼성큼 헤치고 들어가고, 옷을 입은 채로 개울물에 뛰어들기도 했죠.


이끼와 식물, 곤충, 파충류, 물고기까지...

그 모든 것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즐기며 탐험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참고로 저는요. 다리가 4개 이상인 생물은 아직도 좀 무섭습니다. 동물은 괜찮지만, 곤충과 파충류는 음... 저와는 거리가 아주 멀죠.


그래서 더 화면 속 사람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던 것 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좋아할 수 있지?!' 하면서요.


그런 제 표정을 눈치챘는지,

옆에 앉아 있던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거 있잖아.

예를 들면 블로그 글쓰기 모임이나,

브런치 공모전 모임 같은 거!

그런 거 한다고 생각해 봐!

엄마처럼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글감 얘기하고, 글 쓰고 그러면...

엄마도 엄청 신날 것 같지 않아?!

사람마다 좋아하는 건 다 다른 거니까! '

- 초등 4학년 딸아이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귀엽고 기특하던지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어요.


딸아이는 사실 저보다 곤충을 더 무서워하거든요.

그런데도 타인의 취향과 관심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아는 모습이 어른인 저보다 낫더라고요.


그리고 엄마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도 이제 자연스레 알고 있네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그렇지만, 곤충은 여전히 무섭습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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