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외할머니의 오랜 벗이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분은 외할머니의 친구이자, 사돈이고, 저에게는 이모할머니 같은 분이셔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관계 일지 모르지만, 저에게 친구 할머니는 가족처럼 자주 뵙던 분이었어요.
친구 할머니는 외가의 거의 모든 가족 행사에 함께 하셨고, 제 결혼식과 우리 아이의 백일과 첫돌에도 빠짐없이 참여하셨어요. 작년 엄마가 돌아가셨던 장례식에도 곁에 계셨죠.
이렇게 오래도록 가족처럼 함께 했던 분이기에 갑작스러운 소식이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소식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갔고,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어요.
이별이 실감이 나지 않아서,
영정 사진을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올해 구순의 넘으신 연세에,
병원 신세 없이 집에서 평온히 주무시듯 떠나셨다는 말을 듣고,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장 바라는 마지막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스쳤어요.
하지만, 이제 다시는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영원한 이별 앞에서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참 이기적이게도,
제일 먼저 떠오른 걱정은 우리 할머니였어요.
몇십 년을 동고동락한 벗이 떠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요.
이 오랜 벗과의 이별을,
우리 할머니는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 식구 걱정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이 얼마나 염치없고 이기적인지 새삼 깨달았네요.
사람이란 참, 그런 존재더라고요.
사실 그런 것을 믿지 않지만,
그날 아침, 저는 이상하게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외출했었어요.
검은색 가방에 구두까지 신고 말이죠. 평소에 검은색 옷을 즐겨 입는 편도 아닌데... 오후에 외출을 하고 돌아와서도 옷도 갈아입지 않고, 화장도 지우지 않은 채 있었어요.
그리고 곧 마지막 배웅, 이별 소식이 들려왔죠.
친구 할머니는 제게 가족만큼 따뜻한 사랑을 주신 분이었어요. 저와 딸아이를 만나면 예쁘다 하시며 등을 토닥여주시던 따뜻한 손길과 사랑 가득한 눈빛, 온화한 미소가 제 마음 깊이 남아있어요.
딸아이가 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는,
할머니와 친구 할머니가 번갈아 아이를 안아주시며 저더러 누워서 푹 쉬라고 하셨던 때도 선명히 기억나요.
이제 그 모든 것이 다시는 잡을 수 없는 그리움 가득한 추억이 되었네요.
친구 할머니!
아픔 없는 곳에서 편안히 쉬셔요.
우리 다시 만나요!
많이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