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나를 멈추게 하는 친구

by 마잇 윤쌤

며칠 전부터 익숙한 어지럼증이 시작되었어요. 자다가 돌아눕는 방향이 달라지면, 눈을 감아도 온 방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


아... 오랜만입니다.

이석증이 왔군요.


10년 전쯤, 처음 이 증상을 겪었을 때는 많이 당황했어요. 친정 엄마가 오래전부터 이 증상으로 고생하신 것을 보기도 했지만, 그게 저에게도 찾아올 줄은 몰랐으니까요.


몸이 고장 난 것 같은 기분,

가만히 누워 있다가도 방향이 달라지면 빙글빙글 도는 기분이 무서웠어요.


하지만 몇 번 겪어보니, 이제는 알겠더라고요. 이건 제 몸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것을요.


입술이 다 터지고, 속은 계속 울렁거리고,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던 최근 며칠...

결국, 몸은 스스로 브레이크를 건 셈이었지요.

빙글빙글 도는 세상 속에서 저는 잠시 멈춰가야 했어요.


저는 프리랜서에요.

프리랜서라는 이름은 종종 멋지게 들리지만

사실은 '자율'이라는 이름의 압박 속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가는 일이기도 해요.


일하지 않으면 수입도 없고,

매달 수입이 달라지니 불안도 크지요.


그래서 들어오는 일을 쉽게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달은 무리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도, 다음 일감 앞에서 그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쉽게 말합니다.



"그래도 시간 조절이 되니 참 좋겠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자유도 제가 그렇게 하고자 할 '의지'가 있을 때만 진짜 자유가 될 수 있지요.


게다가 요즘은 딸아이 방학이에요.

하루 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딸아이가 잠이 들고 늦은 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몸을 무겁게 하는 여름의 더위와

내려오는 눈꺼풀을 억지로 이기며 글을 쓰는 날도 많았어요.


다행히 저는 이석증이 심한 편은 아닙니다. 경험 덕분에 미리 받아 둔 약도 있고, 어느 방향이 위험한지, 어떻게 잘 쉬어야 하는지도 이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지만...

오늘도 억지로라도 노트북을 끄고, 일찍 자리에 누워봅니다.


괜찮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잠깐 쉬어갈 때도 필요하다는걸,

반갑지 않은 불편한 친구가 찾아온 덕분에 이렇게라도 실천하게 되네요.


돌봄은 아이만이 아니라,

저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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