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노트북으로 글을 씁니다.
제 노트북은 2018년에 구매했으니, 이제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전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하던 해, 남편이 선물해 준 것이라 애틋합니다.
이 노트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고, 수많은 글을 쓰고, 다듬고, 저만의 정원을 가꿔왔습니다.
지난 주말, 딸아이 한자 급수 온라인 시험이 있었어요. 시험이 끝나면, 토요일 오전 수업이 끝난 저와 만나 친정으로 갈 계획이었죠.
그래서 남편과 딸아이에게 노트북을 맡기고 출근했어요. 시험이 끝나면 노트북도 챙겨 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건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하루의 부탁이었어요.
그런데 그날 이후, 노트북 배터리가 30% 이상 충전이 되지 않는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어요.
전원을 연결해야만 켜지고, 코드를 뽑는 순간 '툭'하고 꺼졌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월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어요.
남편과 딸아이가 시험을 마친 뒤 노트북을 끄지 않은 채 덮어두었고, 하루 종일 대기모드로 방전되었던 겁니다.
오래된 모델은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어요. 그 순간,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문제는 그걸 알아내느라 월요일 하루를 통째로 날렸다는 거예요. 평소 같으면 2~3개의 글을 썼을 월요일이었는데, 저는 배터리 수명 검색과 각종 복구 방법 시도에 하루를 쏟아부었어요. 글은 한 줄도 쓰지 못했고요.
남편과 딸아이는 자기들 루틴대로 평온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저는 억울하고 화가 났어요.
글쓰기 시간, 정든 노트북이 한순간에 날아간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오래되어 방전된 노트북이, 안쓰러우면서도 괜스레 여름방학 내내 힘들게 지내고 있는 제 모습 같아서... 더 애틋해졌어요.
배터리를 교체할지,
새로운 노트북을 구매할지,
다시 고민의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정말... 싫네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