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학교 수업에서 아이들과 함께 마음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바로 <내가 기분이 좋을 때와 기분이 안 좋을 때>를 메모지에 적어 보는 활동이었어요.
아이들이 솔직하게 적어준 이야기들을 한 곳에 모아 함께 읽었는데요. 어찌나 귀엽던지요.
생각해 보면 제가 어릴 때 느꼈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친구랑 맛있는 것 먹을 때
가족들과 여행을 갔을 때
친구와 놀러 갔을 때
친구와 내가 정말 잘 통한다고 느꼈을 때
성적이 잘 나왔을 때
야구팀이 이겼을 때 등등
<기분이 안 좋을 때>
친구와 못 놀 때
친구랑 맛있는 것 먹으러 갔는데 맛이 없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친구가 내 마음을 몰라줄 때
학원에 가야 할 때
학원 숙제가 많을 때
학원에서 시험을 볼 때
야구팀이 졌을 때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엄마가 집에 없을 때"와 "엄마가 집에 왔을 때" 였는데요.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지요.
"엄마가 집에 없어야 게임도 실컷 하고, 티브이도 실컷 보고, 간식도 마음껏 먹고 놀 수 있는데, 엄마가 집에 오면 모든 게 끝나요."
게임도 끝, 티브이도 끝, 자유도 끝.
숙제와 공부가 시작된다고요.
결국, 아이들은 엄마가 집에 없어야 가장 기분이 좋고,
엄마가 집에 오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네요.
아이들이 저에게도 물었어요.
"선생님은 언제 가장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어요.
"평일 월요일 아침이 가장 좋아요."
남편은 출근하고, 딸아이는 학교 가고, 집에 아무도 없는 그 조용한 시간이 좋다고요.
결국 우리 모두 집에 아무도 없을 때가 제일 좋다는 아이들과 저는 함께 웃었어요.
또, 아이들은 숙제를 다 했는 줄 알았는데 숙제가 더 있을 때 기분이 안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빨래를 다 한 줄 알았는데 남편과 딸이 빨랫감을 더 가져올 때, 설거지를 다 했는데 딸아이가 물통과 수저통을 또 가져올 때 그런 기분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숙제와 빨래, 설거지가 이렇게 닮아있을 수 있다니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기해했어요.
그렇게 일상 속 작은 일들이 우리에게 크고 작은 감정의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덕분에 한번 더 웃었거든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