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남편과 딸아이와 애틋하게 인사를 나누고 집을 나섰습니다.
<레드북>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 중인 지인의 초대로 뮤지컬을 보러 가게 되었어요.
뮤지컬 매니아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유니버셜 아트센터는 아주 예쁜 극장이라고 했습니다.
극장에 들어섰을 때, 고풍스러운 저택의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뽀시시한 조명, 관객들의 들뜬 얼굴까지, 제 마음도 함께 들썩였어요.
뮤지컬 <레드북>은 여성에게 글쓰기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 영국 여인 안나가 자신의 몸과 사랑에 관한 글을 써서 출판하며 사회와 정면으로 맞서는 이야기였어요.
궁지에 몰려 어려운 순간에도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 안나는 참 용감하고 멋졌습니다. 그런 안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남주인공 브라운도요.
딸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그 시대 여성의 삶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옛날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갈 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어떤 순간에도 나 다움을 포기하지 않을 용기,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사랑,
배려라는 이름으로 감춘 진심의 이면.
그 모든 것을 많이 생각하게 만든 무대였습니다.
마지막, 무대 안쪽 막이 열리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주를 이어가는 연주팀을 마주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이 한 편의 뮤지컬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일부러 앙상블 배우들도 한 명씩 주목하며 감사의 마음을 다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뜻깊은 공연에 초대해 준 지인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