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와 오래된 기억

by 마잇 윤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제가 초등학생이었으니, 1990년대였겠지요.


어느 날 TV 화면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성이 "다른 나라"에서 발사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위성인데, 왜 다른 나라에서 하지?

어린 마음에 딱히 말로 풀어낼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한 의문만 남았습니다.


그 후로 긴 시간이 흘렀어요.

저는 성인이 되었고, 취업을 했고,

결혼도 하고, 딸아이도 낳고, 지금은 워킹맘이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하루들이 지나가는 동안

우리나라의 기술도 문화도 함께 발전했지만,

그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지난주, 누리호 발사 뉴스를 보았습니다. 발사체가 불꽃을 보이며 하늘로 솟아오르던 순간, 마음 한쪽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어요.


누리호가 계획된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숨 죽이며 지켜보던 연구원들의 표정, 그 안의 떨림과 안도, 그리고 말로 다 담을 수 없을 자부심이 전해졌어요.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여기까지 왔구나.


남의 기술을 배워 남의 발사대를 빌려야 했던 나라에서, 이제는 우리의 발사 시절이 있고,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발사체를 우리 손으로 매년 쏘아 올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우리나라와 지금의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것이 이상하게 울컥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커서 이 장면을 다시 볼 때쯤이면,

더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기를 바랍니다.


이 모든 발전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저는, 그 당연함이 얼마나 많은 실패와 도전 뒤에 오는 결실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를 보고 한참 마음에 여운이 남았어요.


새벽까지 연구하고 애써주신 연구진들과 물심양면으로 뒤에서 함께 했을 연구진들의 가족들의 노고,

이름도 빛도 드러나지 않을 그 모든 수고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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