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우리만의 규칙

by 마잇 윤쌤

결혼 초, 남편과 단둘이 살던 시절이었어요.


어느 날 마트에서 제가 먹으려고 사 온 과자가 사라진 것을 보고, 혼잣말처럼 말했죠.



"어? 이거 누가 먹었지?"



남편이 느긋하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자기야, 우리 집에 자기랑 나 둘 밖에 안 사는데, 자기가 안 먹으면 내가 먹었겠죠."




아, 그렇네...

순간 빵 터지고 말았어요. ㅋㅋㅋㅋ



그날 저는 '내 빵 누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내 꺼에 대한 민감함을 솔직히 털어놓았어요.

남편은 빙글빙글 웃으며 알겠다고 했어요.


며칠 후 토요일 근무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야~ 집에 새우깡 있는 거 먹어도 돼요?"



전화기 너머 남편의 목소리가 귀여웠고,

한편으로는 나의 민감한 지랄맞음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흔쾌히 먹으라고 했고, 저는 그때 깨달었어요.

이렇게 배려와 존중이 담긴 요청이라면 마음을 열어 양보해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것을요.


사소한 새우깡 하나였지만,

남편과 우리 둘만의 소소한 규칙을 지켜주기 위해 애썼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고 있었어요.


새우깡 에피소드를 알게 된 친정 식구들은 저를 나무랐지만, 저는 누구에게 보다 남편에게 저를 오롯이 이해받은 기분이라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끼는 것을 지키는 마음과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다른 두 사람을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집을 더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다름을 넘어 서로의 집이 된 우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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