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 빨래를 하고 건조대에 널어두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남편이 먼저 개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양말, 속옷, 수건...
모든 것들이 제가 생각한 기준과는 다르게 개어져 있었어요.
사실, 이게 처음이 아니었어요.
이미 몇 번은 남편의 성의를 생각해서 그냥 넘어갔었거든요. 저의 양말과 속옷은 제 식대로 다시 개어 넣었고요.
차라리 맨 처음, 조금 부드럽게,
저의 기준과 생각을 알려주었더라면, 화낼 일도 없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몇번 거듭되다보니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화가 났습니다.
"빨래를 이렇게 개는 사람이 어딨어요?!"
남편에게 버럭, 화를 내고 나서야 불쑥 미안해졌어요. 결혼 후 많이 바빠진 회사일로 퇴근도 늦었던 남편과 저는, 주말이 되어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었어요.
저보다 조금 일찍 퇴근한 남편이 개어둔 빨래에 이렇게 짜증을 내다니...
수건 개는 법이 이렇게 중요할 줄 저도 몰랐네요.
며칠 뒤, 남편은 빨래가 다 되었다며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빨래 개는 법을 알려줘요."
남편은 제가 알려주는 기준대로 빨래를 개어두겠다고 했어요.
짜증을 내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그 날 우리는 빨래를 사이좋게 개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기준을 이해하고 조금씩 조율해가고 있습니다.
결혼은 생각보다 큰 사건보다는,
소소한 조율들의 반복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어요.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저의 회피적인 모습과 감정을 쌓아두었다 버럭하는 모습을 마주했고,
남편의 배려와 따뜻한 마음을 보며 누그러졌습니다.
이 작은 순간들이 모여,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오늘의 하루를 만들어갑니다.
다름을 넘어 서로의 집이 된 우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