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의 절반이 지나가는 오늘 하루,
저는 일기 쓰기 숙제를 했는지 딸아이에게 열 번도 넘게 물어보고 있어요.
"일기 쓰기 숙제했어?"
"아직."
"언제 쓸 거야?"
"조금 있다가."
이 대화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아이들은 왜 그렇게 일기 쓰기를 싫어할까 싶지만, 생각해 보면 저도 어릴 때 일기 쓰기가 참 싫었어요. ㅋㅋ
내 마음속 이야기를 적어놓은 글을
누군가 읽고, 검사하고,
빨간펜으로 메시지를 남겨준다는 것이
가끔은 부끄럽고 가끔은 뒷맛이 찝찝했거든요.
그 시절에는 오늘의 날씨를 기록하는 칸까지 있었어요. 문제는 일기를 밀려 쓰다 보면 날씨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거죠.
맑았던 것 같기도 하고, 흐렸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장마기간에 저 혼자 해님 얼굴을 그려놓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일기 쓰기는 아이들이 글쓰기와 친해질 수 있는 참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자기 마음을 문장으로 옮겨보고,
완벽하지 않지만 글을 완성해 보는 경험.
하지만 아이들이 그런 걸 알 턱이 있나요.
그래서 우리 집에 사는 초등학생 딸아이도 일기 쓰기를 최대한, 정말 최대한 미루고 있는 거겠지요.
저러다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어쩌려는지...
방학숙제라는 건 원래 미뤄두었다가 한 번에 해야 제맛인 걸까요? 아니면, 아이의 숙제이면서 부모의 숙제인 걸까요? ㅎㅎㅎ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