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2주기,
새 꽃을 들고 엄마에게 다녀왔습니다.
다녀와서 아빠 옷장에 걸려 있던 엄마의 밍크코트를 꺼내 입었어요.
입어보는 순간 따뜻했어요.
밍크 특유의 윤기가 살아 있었고, 한눈에 봐도 정말 좋은 옷이었어요.
엄마가 왜 그 코트를 그렇게 아꼈는지도,
왜 그 옷을 입고 세상에 나서기를 좋아했는지도 알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어요.
아빠도, 남편도, 남동생도
다들 잠시 멈칫하다가
"아..."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웃음도 아니고, 위로도 아닌
그 애매한 침묵.
엄마 옷을 입어본 어린 딸아이처럼 부자연스러웠다는 말을 아무도 저에게 건넬 수는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결국 밍크코트는 다시 아빠 옷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언젠가, 제가 그 옷이 어울릴 나이가 되면 다시 한번 입어보기로 했어요.
이상하게도,
그 코트를 입지 못해서 서글픈 게 아니라,
엄마와 나 사이에
끝내 만나지 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 같아 괜스레 마음이 시렸습니다.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엄마의 밍크코트를 입어보고 어색한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나서야 엄마와 저의 다름을 완벽히 인정받은 기분이었거든요.
영영 그 코트를 입지 못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저는 저대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엄마의 밍크코트를 통해 배운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