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의 모임,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레 '아이들 교육'으로 흘러갔습니다.
"애들 공부시키기 정말 힘들다."
"학원 보내는 게 전쟁이다."라며 저마다의 고충을 토로하던 그때, 한 지인이 이야기했어요.
"애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우리도 어릴 때 다 하기 싫었잖아요. 애들도 어른도 노는 게 제일 좋은 거죠. 그 모든 것보다 애들이 더 귀해요."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모르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치료실에서 저는 전문가랍시고 부모님들께 비슷한 위로를 건네왔으니까요.
왜 정작 내 아이에게는 그 당연한 마음을 내어주지 못했을까요?
공부라는 과업을 두고 아이를 바라보니,
'귀한 내 아이'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다음 날 딸아이의 학원 선생님과의 면담이 있었어요.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셨어요.
"어머니, 아이가 틀리는 걸 정말 싫어하더라고요. 틀리면 혼내시나요?"
부끄러운 마음을 누르고 솔직히 답했습니다. 단순한 실수를 반복하면 엄하게 혼내기도 했다고요. 선생님은 제 마음을 꿰뚫어 보듯 이야기하셨어요.
"어머니, 그렇게 하면 공부가 싫어져요.
공부는 누가 얼마나 더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틀려보느냐의 싸움이에요.
틀려야 배울 게 생기는 거죠.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칭찬 많이 해주세요.
하기 싫은데, 틀렸다고 혼나면, 하고 싶겠어요?"
공부는 '마음껏 틀려도 되는 연습'이라는 말.
'그 모든 것보다 아이가 더 귀하다'는 말.
아이에 대한 제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는 말들이었어요. 우리는 아이가 정답을 적을 때만 안심이 됩니다.
가끔 오답을 적어낼 때, 그 고민의 흔적까지 안아줄 수 있어야 진짜 '오렌지나무'같은 부모가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은 아이 문제집을 채점해 줄 때
아이의 눈을 맞추고 이렇게 말해주려고 합니다.
"오늘 공부하느라 고생했어. 틀려도 괜찮아!"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