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는 막연히 양가 모두 공평하게 하면 된다!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산수처럼 명쾌한 원칙이라고 남편과 저도 자부했어요.
하지만 결혼 생활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결혼 전 제게 말했습니다.
"우리집은 시부모님과 남편, 아주버님(당시 외국 근무) 네 식구만 잘 챙기면 되요."
반면, 친정은 한달에 한번 꼴로 온 가족(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엄마,아빠, 엄마의 형제들 내외, 사촌동생들까지)이 모여 식사와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문화에서 자라온 터라 아주 자연스러운 연중 행사였어요. 그것이 과하다는 것도 배우자에게 피곤한 일이 될 거라는 생각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첫 해에는 함께 가족모임을 다녀준 남편이 2년차부터는 조용히 불참 의사를 밝혔어요.
"다녀와요. 나는 집에 있을께요."
남편의 선언에 가까운 이야기에 당황스러움이 앞섰습니다. 가족모임에 배우자가 오지 않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보다 이것을 친정엄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더 막막했습니다. 가족이 모이는 것에 각별한 친정엄마가 들으면 서운함에 난리가 날 것이 뻔했거든요.
남편은 결혼 후 1년은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려야 한다 생각해서 참석했지만,
솔직히 그렇게 모일 때마다 자신이 더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어요.
다정하게 잘해주셨지만, 불편한 기분...
이방인의 시간을 남편이 견디고 있다는 것을,
저는 참 늦게 알아챘습니다.
우리 둘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고, 불필요한 가족모임에 과도하게 함께하지 않기로 협의했어요.
남편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친정 식구들의 시선까지 감당할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 친정 가족모임에 오지 않는 남편에 대해 회사에 일이 있다는 비겁한 핑계로 대응했습니다.
우리의 합의가 무색하게,
저는 여전히 서로 다른 그와 저의 세계 사이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다름을 넘어 서로의 집이 된 우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