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안 터지는 이유

by 마잇 윤쌤

평일 저녁, 저와 스레드를 함께 보던 딸아이가 아주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글은 남편이 쓰레기거나 가족이 또라이거나 그런 내용이 없어서 스레드가 안 터지나 보다."



저는 그 자리에서 빵 터졌습니다.

아니, 이걸 이렇게 분석한다고? 그것도 저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이죠 ㅎㅎ


스레드에는 조금만 스크롤을 내려도 도파민 터지는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분노, 폭로, 갈등, 외도, 결단... 맵고 자극적인 글들이 빠르게 퍼집니다. 마치 마라탕처럼 강렬합니다. 읽는 순간 마음까지 얼얼해집니다.


생각해 보니 제 글에는 그런 맛은 없습니다.


매일매일이 아주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폭로할 만한 서사가 넘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집은 그냥, 조용히 굴러가고 있습니다.


제 글은 그래서 심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쓸 수는 없습니다. 억지로 매운맛을 낼 수도 없고, 평범한 하루를 비극으로 치닫게 할 생각도 없으니까요.


붕어빵처럼 강렬하진 않아도,

찬바람이 불면 모두가 생각나고 애정하듯이,

곰탕처럼 슴슴한 제 글도 그런 매력을 인정받는 날도 오겠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안 터지는 이야기를 씁니다.

폭로할 것이 없는 평온한 날들을요.


그리고 모두의 삶에 그런 날이 더 많기를 바랍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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