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중국,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by 두어

2025년,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됐다. 반도체 수출 통제가 확대됐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더 많은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무역전쟁은 계속됐고, 중국은 견디고 있는 구도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5년 중국의 무역흑자는 1조 2천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단일 국가로는 역사상 최초다. 미국으로 가는 수출은 18.9% 줄었다. 하지만 같은 해 유럽연합으로는 14.8%, 동남아시아로는 10% 이상 늘었다. 제재는 시장 다각화를 강제했다. 그리고 중국은 그 과제를 해냈다.


1. R&D 투자, 미국의 4배가 만드는 차이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더 이상 저렴한 인건비에서 나오지 않는다. 지난 20년간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약 15배 증가했다. 2023년 약 4,800억 달러 수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중국의 연구개발 인력은 약 700만~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약 4배다. 과거 중국은 응용개발에 집중했고 기초연구가 약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기초연구 비중이 급증했고, 해외에서 훈련받은 우수 연구자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 10년에서 20년 내 중국에서 노벨상급 기초과학 성과가 러시처럼 쏟아질 수 있다는 썰도 나온다. 중국의 진짜 경쟁력은 천재 몇 명이 아니다. 물량과 층의 두께다.


2. 바이오파마, 제2의 딥씨크

AI에서 딥씨크가 보여준 패턴이 바이오파마에서 반복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중국 바이오파마 기업들이 체결한 라이선싱 계약 규모는 500억 달러에 달했다. 2024년 전체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홍콩 증시는 2018년 상장 규칙을 개정해 매출·이익 요건을 못 채운 바이오테크 기업의 IPO를 허용했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14개 기업이 상장하며 23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4년 전체의 4배다.


중국 바이오 산업은 글로벌 제약사의 하청·라이선싱 단계를 넘어 IP 기반 신약 개발 단계로 진입했다. 투자 속도와 규모가 비정상적이다. 글로벌 톱급 인재와 중국 내 대규모 R&D 인력이 결합하고 있다. AI의 딥씨크에 해당하는 존재가 바이오에서도 등장할 것이다. 아니, 쏟아질 것이다.


3. 로봇, 실험실을 벗어나 거리로

중국 로봇 산업은 데모 단계를 지났다. 2025년, 전세계에서 출하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1만 3천 대, 그중 대부분은 중국이 차지했다. 전년 대비 13배가 늘었고,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29만 5천 대로, 미국의 9배다.


베이징에서는 24시간 무인 약국이 이미 운영 중이다. 로봇 가격은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부품 공급망 전체가 비용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갔다. 2026년, 중국산 로봇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진짜 승부처는 퍼포먼스 로봇이 아니다. 일상 속에 AI를 심는 피지컬 AI다.


4. AI 경쟁력, 네 가지 구조적 우위

중국의 AI 경쟁력은 우연이 아니다. 네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에너지

AI 산업은 전력 집약적이다. 중국은 2025년 429기가와트의 발전 설비를 추가했다. 미국은 50기가와트. 8.6배 차이다. 2025년 4월, 중국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은 월간 기준 26%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내몽골의 AI 데이터센터는 8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전력 공급 여력이 있고, 정부가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둘째, 데이터센터 경제학

중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미국의 60% 수준으로 추정하는 보고가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건설 비용이 안정됐다. 내몽골 같은 지역은 토지가 싸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며, 대규모 부지가 확보돼 있다. 인프라 비용이 낮다는 것은 실험 비용이 낮다는 뜻이다.


셋째, 인재 구조

중국은 세계 AI 엔지니어의 절반 가까이를 배출한다. 많은 이들이 유럽과 미국에서 훈련받았지만, 점점 더 많은 인재가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국의 최근 H‑1B 캡 추첨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선정 확률이 20% 안팎까지 떨어졌고, 일부 라운드에선 10%대에 그쳤다. 중국은 2025년 10월 K-비자를 도입해 STEM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인재가 미국에 갇히지 않는다. 중국은 이공계에 미쳤다. 대우도 확실하게 해준다.


넷째, 제재의 역설

첨단 반도체 접근이 제한되자, 중국 기업들은 제한된 자원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최적화 기술을 개발했다. 결과적으로 AI API 비용은 미국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제재가 혁신을 촉발하고 있다.


5. 미국과 중국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미국은 인공일반지능(AGI) 돌파에 집중한다. 모델 성능의 한계를 밀어붙인다. 중국은 사회 배치와 산업 적용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눈에 보이는 실질적 성과를 먼저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인 AGI 추격 경쟁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상대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은 이것이다. 그것이 무차별 확장이 아니라 효율 우선 패러다임이라면?


25년은 중국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던 해로 기억될지 모른다. 26년 중국은 바이오파마, 로보틱스, 현실 배치형 AI 전반에서 이미 다음 단계를 증명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한국의 팁스(TIPS) 창업기업들 및 딥테크 기업들과 함께, 중국이라는 파고를 추상적 위협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비교하고, 연결해야 할 실체로 마주해야겠다. 올해는 관망의 해가 아니라, 포지션을 정하고 무자비하게 실행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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