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된 이유엔 일상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나의 일은 글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보다 학술적인 글을 작성했다. 한 동안 원래 일을 쉬고 있었을 때는 글을 쓰는 게 재밌었다. 맨날 학술적인 글만 쓰다가, 말랑말랑한 글을 쓰니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른다. 비록 분석하는 건 똑같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었으니까 즐겁게 글을 썼다. 그러다가 본업으로 복귀하고 나니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았다. 왜인지 몰라도 글을 쓰려하면 피곤함이 느껴졌다. 게임을 할 시간도 부족해지고, 분석하기도 귀찮아졌다. 물론 글을 안 쓰는 동안에도 수많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긴 했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일하며 글을 쓰다가 다시 브런치에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그동안 전달하던 게임이 아닌,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 대한 글을 써보기로 해봤다. 그냥 심심해서는 아니다. 모종의 이유로 미친 듯이 바쁘고 마음이 여유가 없는데,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짐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설명할 때, 가장 잘 이해된다.
내 본업은 연구다. 연구는 어떤 현상의 인과,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남들에게 설명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학술적인 글은 일반 독자가 아닌 특정 대상을 위해 쓰인다. 그렇기에 전문어들이 즐비하고 나도 모르게 그 단어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넘어갈 때가 있다. 그러다가 일상에서 친구를 만나서 질문을 받으면 멍해지며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 보다 일반적인 독자가 많은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며 완전히 이해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물론 글이 끊긴 지 너무 오래되어 독자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비로소 완전히 이해가 되는 편이다. 예전부터 수능 같은 시험의 문제를 잘 풀었다. 그런데 막상 왜 정답인지 설명하려면 너무나도 어려웠다. 이런 문제는 과외를 하면서도 나타났다.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답안지를 정독하고 계속 문제를 분석했다. 비로소 그때서야 문제를 완전하게 이해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2. 중요한 주제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내가 연구하는 분야는 정치경제이다. 정치면 정치고 경제면 경제지 정치경제는 무엇이냐? 정치는 승자와 패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경제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현상을 밝혀내는 게 정치경제의 주요 목적이다. 특히 요즘 관심을 두고 보는 주제는 고령화와 정치경제이다. 고령화의 최전선을 달리는 한국의 현실이 걱정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서 글을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
본 그래프에서 사용된 출산율(Crude Birth Rate)의 정의는 인구 1000명당 출생한 인구의 수로 해당 연도의 중간에 측정된다. 데이터소스 World Bank Data 위 그래프는 한국과 주변 국가의 최근 출산율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한국은 안 그래도 낮았는데 빠른 속도로 떨어져, 고령화의 대표인 일본을 앞질렀다. 그런데 한국보다 기울기가 가파른 국가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며 일본의 그래프와 만나려고 한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건 맨날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고령화에 대한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원인, 해결책까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출산율 저하는 노동력이 줄어드는 것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출산율을 노동력 저하와 연관 지어 설명한다. 출산율이 낮아지면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노동 인구의 감소는 국내 총 생산량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논리이다. 타당해보이는 주장이다. 하지만 고려해야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고령화된 국가 중에는 생각보다 경제가 출렁이지 않은 케이스가 많다. 왜일까? 그럼 한국이 고령화에 대해 고민하는건 쓸모 없는 일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하나 하나 생각해보고,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글을 작성하기로 계획했다.
왜 굳이 브런치인가?
그럼 왜 다시 브런치일까? 네이버 블로그도 있고, 유튜브로 영상을 만들 수도 있고, 대안은 있었지만 브런치로 돌아온 건 브런치만의 특징 때문이다. 브런치는 여타 블로그와 다르게 책으로 발행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블로그에 쓰는 글보다는 더욱 정확하고 명료하게 내 주장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일종의 자기 감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다 글에 정성을 쏟으려고 노력한다.
다시 쓰는 글쓰기는 학술적 글쓰기와 수필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예정이다. 아예 학술적으로 딱딱한 글은 일터에서 쓰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딱히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아예 말랑거리는 글을 쓰기엔 주제가 주제인 만큼 부적적하다고 생각했다. 그 중도의 어딘가의 글을 써보기로 하겠다.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면 좋을만한 주제를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