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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 엘리 Jan 07. 2020

아이러니

널 서둘러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는

혼자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

핸드폰 속 네 사진을 하염없이 들여다본다

햇살처럼 환하게 웃는 네 얼굴을 바라보며

배시시 실없는 웃음을 짓는다

괜한 액정만 쓰다듬는다


널 겨우 재워놓고서는

낮잠 자는 네 볼을 하염없이 어루만지며

자는 네 얼굴 빤히 들여다본다

얼굴에 엄마 미소 한껏 드리운 채 한참을 들여다본다

좀 전까지 안 자겠다고 떼쓰던 너에게 

험상궂은 얼굴로 화내고 협박한 것이 생각나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진다

미안하다 사과하지 못 한 채

자는 너를 가만 보며 속으로

사랑한다 사랑한다 되뇐다

미안하다 잘 못했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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