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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 엘리 Jan 07. 2020

누가 그랬던가

뱃속의 아가를 낳아 품에 안으면

너무나 사랑스러운 나머지

출산의 고통은 싹 잊힌단다


20시간 넘는 진통에 몸서리친 거

자궁문 몇 센티 열렸나

오며 가며 들쑤신 치욕의 순간들

소리 지르고 악쓰면 아기가 놀라니 참아라

남편의 원망스러운 말들


첫 애를 출산한지도 벌써 3년

거꾸로 누운 아이 제왕절개 수술로

무사히 품에 안았다


하반신 오줌 줄 꽂고 옴짝달싹 못 한 채 누워있는데

벌컥벌컥 문 열리고 허벅지에 이 주사 저 주사

밤새 영문도 모른 채 맞았다

역대급 한파로 온 세상이 꽝꽝 얼 때

내 목 뒤에는 땀이 흥건

새빨간 열꽃이 피었다

48시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더는 내 것이 아닌 양 양쪽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이미 한번 겪어봤기에

둘째 출산은 처음보다는 쉬울 거라고

제왕절개는 자연분만보다 고통이 덜 하다고

누가 그랬던가


사흘 입원실에 누워 배가 결려 천장만 보던 거

모유수유 때 젖몸살 앓던 거

신생아 수유하느라 왼쪽 등 손목 결린 거

아직도 생생한데

아직도 욱신욱신 아린데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이미 한 번 출산 경험해봐서 나는

처음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걸

둘째 쉽게 갖지 못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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