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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는 재미 먹는 재미, 딸기체험농장

아이랑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재밌는 놀이가 또 있을까요.

by 엄마 엘리 May 08. 2019

지난주에는 딸기 따러 양평 딸기체험농장에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이렇게 좋으니 안나갈 수가 있나요. 매일 놀이터로 출근도장 찍는 채유라 아침 일찍 놀이터 들렸다가 출발했죠.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딸기 따는 철이 좀 지났는지 사람이 없어서 한가롭게 체험할 수 있었어요. 주인아주머니께서 그러시길, 겨울부터 3월까지가 피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오면 딸기 알도 굵고 크다고 다음에는 좀 일찍 오시라고 당부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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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손으로 딸기를 폭폭


채유는 빨간 딸기보다 연두색 딸기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기를 알아보는 그런 걸까요.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따는 거라고 알려줘도 빨간색 딸기를 집다가 이내 조그만 연두색 딸기를 똑똑 땁니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재밌는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는 세로로 펼쳐져있는 딸기밭을 와다다다 달리면서 까르르 웃고는 이내 고개를 푹 숙여서 알알이 맺힌 딸기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막 만지면 딸기가 아플 수 있다고 설명하니 손끝으로 톡톡 건드려보고는 손바닥을 쫙 펴서 아이, 예쁘다, 하며 쓰다듬는 흉내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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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먹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한 채유



딸기 따서 통에 차곡차곡 쌓는 것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딸기 먹는 재미에 폭 빠졌습니다. 먼지가 많아서 씻어서 먹자고 타일러도 "이거 씻어서 이따 먹자!" 하고는 앙~ 하고 깨물어버립니다. 언행불일치의 극치입니다. 그래서 채유의 딸기 통은 방금 온 듯 계속 비어있었습니다.



결국, 엄마 아빠가 딸기체험을 했습니다결국, 엄마 아빠가 딸기체험을 했습니다



딸기 따는 체험에 폭 빠진 것은 의외로 엄마, 아빠였습니다. 아이를 위해 찾은 곳인데 엄마, 아빠가 더 신이 났습니다. 크고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새빨간 딸기를 찾기 위해 구석구석 찾아 해 맵니다. 계란을 쥐듯 딸기를 살포시 쥐고 꼭지를 똑 따서 빈 그릇에 차곡차곡 쌓아줍니다. 탐스러운 딸기가 조금씩 쌓일 때마다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내 안의 동심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참 많습니다. 어른으로 성장할 기회만큼이나 말이지요.



딸기농장 가는 길에 만난 닭, 돼지, 토끼우리딸기농장 가는 길에 만난 닭, 돼지, 토끼우리



딸기 농장 가는 길에 닭, 돼지, 토끼우리가 있었어요. 동물을 좋아하는 채유는 여기에서도 한참 머물렀습니다. 닭 소리와 움직임도 관찰하고 직접 따온 딸기를 돼지에게 주기도 했어요. 채유가 돌이 지나서 걸을 수 있게 될 때쯤에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동물농장도 종종 가곤 했었는데, 뜻밖의 장소에서 동물들을 만나니 더욱더 반갑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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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따온 딸기 맛이 바로 꿀맛!



딸기를 두 팩에 가득가득 담은 것도 모자라 양 손 가득 딸기를 가져와서 씻어서 바로 먹습니다. 따자마자 바로 먹는 딸기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지요. 유기농 딸기라고 합니다. 당도도 높고 신선한 딸기를 맛보는 채유는 딸기 맛에 폭 빠져버렸습니다. 걸쭉하게 간 딸기주스까지 모두 마셨습니다.


따는 재미보단 역시 먹는 재미지요. 다음엔 추운 겨울에 찾아와야겠습니다. 그땐 아이도 세돌 무렵일 테니 따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아이랑 뭔가를 함께 체험한다는 것만큼 재밌는 놀이도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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