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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 엘리 May 02. 2019

바람 불고 볕 좋은 날 만들어봐요

야외에서 가지고 놀기 좋은 휴지심 바람자루

미세먼지 없는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봄비가 내리면서 공기는 다소 서늘한 기운도 있지만, 이내 초여름 날씨로 돌변할 것이라는 것은 경험상 알고 있지요. 어쩌면 초여름은 이미 콧잔등 위에 앉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화창한 날입니다. 천성이 '왈가닥'임을 증명하듯 우리 딸은 눈만 뜨면 '놀이터'를 외칩니다. 어린이집 가기 전 이른 아침에 한번, 하원 길에 또 한 번, 하루 2번은 무조건 놀이터행입니다.


집 앞에 있는 놀이터는 이제 재미없어, 하고는 딴 데 놀이터, 딴 데, 하며 다른 곳으로 저를 이끕니다. 계단이 시시해서 사다리를 타고 미끄럼틀 대에 올라가고, 평균대를 걷듯 시소 위를 올라가 균형을 잡으며 걷습니다. 8살 언니를 따라 하며 정글짐 위로 올라가고 그네도 높이, 더 세게 밀어달라고 성화입니다. 이제 겨우 27개월 된 꼬마 아가씨가 벌써부터 놀이터에서 한 시간씩 노는 집중력과 체력을 갖췄습니다.



휴지심, 신문지 (혹은 색종이), 스티커, 노끈 정도의 준비물이면 충분합니다



맨 몸으로 나가서 노는 것도 재밌지만 오늘은 집에 잔뜩 쌓여있는 휴지심으로 밖에 가지고 나가서 놀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하원 후 어김없이 놀이터! 를 외치는 아이에게 장난감 만들어서 다시 나오자고 하곤 바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바람개비를 할까? 바람자루를 만들까? 고민하다 지나가면서 얼핏 본 적이 있는 바람자루(windsock)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을 느껴보기에 제격일 테지요. (바람개비의 핵심인 수수깡이 없어서이기도 했습니다만)




스스로 꾸미고 붙여서 완성한 바람자루를 들고 신나하는 채유



먼저, 휴지심에 알록달록 예쁜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작업부터 했습니다. 다양한 스티커북을 가지고 있지만 평소 스티커에는 큰 흥미가 없는 꼬마 아가씨라 스티커북은 거의 새거나 다름이 없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오늘은 관심을 보이며 스티커 꾸미기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아이가 휴지심을 꾸미는 동안, 엄마는 신문지를 길게 잘라 두었습니다. 예쁜 색종이로 만들면 더 예쁠 테지만 아쉬운 대로 역시나 집에 쌓여있는 신문지를 활용했지요.  



아이랑 같이 만든 휴지심 바람자루



우와~ 문어다 문어!



휴지심 끝에 신문지 술을 붙이고 노끈을 나무젓가락에 붙여 서로 이어주면 완성입니다. 만드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네요. 아이랑 놀이는 그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결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법이 없습니다. 아이는 완성된 바람자루를 들고는 '문어가 됐다! 문어다!'라고 하면서 신나 했습니다.


"이제 다시 밖으로 나갈까?" 물으니 엄마 하나, 채유 하나 하며 바람자루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바람자루를 든 아이의 뒤모습에서 신남이 느껴집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 손엔 바람자루를 들고 그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우다다다다... 푸드덕. 쏜살같이 달리더니 이내 바람자루를 내팽개치고 놀이터로 달려가는 왈가닥 아가씨. 떨어진 바람자루는 엄마의 몫이 되었습니다.


아이 뒤를 쫓아 놀이터로 향하니 바람자루를 본 몇몇 아이들은 '이거 뭐예요?'하고 물으며 관심을 보입니다. 휴지심 바람자루를 자전거에 매달아 놓으니 마치 풍경처럼 바람에 흔들거리며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냅니다.


햇살 좋고 바람 부는 날, 야외로 나갈 때 챙겨가면 좋을 장난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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