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란 무엇일까?
알아야 잘 논다. 놀이의 여섯 가지 특징
본격적으로 놀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놀이가 무엇인지 살펴볼까요?
오늘 읽어볼 책은 대학에서 <놀이지도> 등 놀이 관련 수업에서 활용되는
「아이와 교사가 즐거운 놀이지도」입니다.
놀이가 무엇인지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동학, 교육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놀이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왔지만 오랜 기간 놀이를 연구한 학자들이 놀이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은 “놀이를 한 마디로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 심지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놀이를 한 마디로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아동, 교육, 심리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심지어 사학, 철학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놀이를 연구하기 때문에 놀이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자들은 놀이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보다 놀이와 놀이가 아닌 것을 구분하기 위하여 어떤 행동을 놀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기준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학자마다 조금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놀이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1. 놀이는 즐겁다
놀이는 그 자체로 매력이 있습니다. 놀이는 재밌고 놀이를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놀이는 심리적인 각성을 일으켜서 지루함을 없애주고 아이들은 놀이를 계속하고 싶은 욕구를 갖습니다. 열이 펄펄 끓는 아이가 웃으면서 놀이터를 뛰어다니는 건 기본적으로 놀이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웃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합니다.
놀이는 재밌다. 재미가 없으면 놀이가 아니다.하지만 어제 했던 놀이가 오늘도 놀이인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재미없어한다면 그건 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즐거움이 놀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도록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 놀이는 자발적이다
놀이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하고 싶어서 노는 것이지 누군가가 시켜서 놀지 않습니다. 아이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은 강제로 놀이하게 할 수 없고 누군가가 시켜서 억지로 하게 되는 순간 그것은 하나의 ‘일’이지 놀이가 아니게 됩니다.
간혹 아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인지발달도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에 특정한 방향으로 놀이를 이끄려 하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지나친 놀이 개입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해치고 놀이를 놀이답지 못하게 합니다. 놀이와 학습 모두를 추구하려다가 모두 얻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짧은 휴식이 일의 능률을 높이듯 질 좋고 재미있는 놀이는 그 자체로 아이들의 발달을 촉진하고 아이들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줍니다. 아이들이 진짜 놀 수 있도록 한 발 뒤에서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봐 주세요.
3. 놀이는 상징적이다
어릴 적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를 보며 공주처럼 말하고 공주처럼 행동해본 경험 또는 소꿉놀이를 하며 엄마나 아빠가 되어본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아이들은 이렇게 ‘척’하면서 상상력과 창의성이 발휘하고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욕구를 채우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TV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죠)
예를 들어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타고 있다고 하는 놀이는 의자를 의자라는 실제적인 의미가 아닌 상징적 의미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놀이는 보이는 그대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를 상징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고 때로는 엄마나 아빠가 되고 싶은, 때로는 슈퍼맨이 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죠.
놀이에서는 누구나 공주가 될 수 있고 왕자도 될 수 있다놀이는 자의식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놀이에 몰입할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를 신경 쓰지 않게 되며 상상 속에서 다른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연히 새로운 행동, 생각, 전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서 상징적으로 놀기 위해서는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비싼 장난감보다 아이들이 다른 무엇인가를 상상할 수 있는 빈 우유팩이나 빈 깡통이 더 좋은 놀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비싼 장난감 블럭도 좋지만 아이들이 빈 우유팩 하나로 우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4. 놀이는 능동적 참여에 의해 가능하다
아이들은 놀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놀이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놀이성이라는 놀이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즐겁다고 생각되는 유쾌한 사람이 있는 반면 함께 있으면 지루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은 아무래도 즐겁고 유쾌한 사람에게 호감을 보이게 되는데요. 즐겁고 유쾌한 사람일수록 ‘잘 놀 수 있는 능력’인 놀이성이 발달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놀이성은 아주 어릴 때부터 길러지게 되는데 아이가 놀이를 할 때 얼마나 자유롭고 즐겁게 편안한 환경에서 놀이를 즐기는지가 놀이성 발달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즐겁게 놀이할 때 그리고 충분히 놀이시간을 가질 때 놀이성은 더욱 발달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놀이성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원하는 놀이를 스스로 시작해서 스스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만약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놀이에 개입해 자꾸 지시를 한다면 아이는 그 놀이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고 그냥 따라가는 것이 됩니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실 때는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아이가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만 주세요.
5. 놀이에는 외부적인 규칙이 없다
놀이에는 외부적인 규칙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 정해진 방식을 고수하지 않아도 되며 사전에 계획할 필요 없이 놀이의 진행 방향을 우연에 맡겨둘 수 있습니다. 엉뚱한 요소가 놀이에 들어가게 할 수도 있죠. 놀이라는 것 자체가 현실을 기준으로 보면 정상적인 활동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우연히 새로운 행동, 생각, 전략, 움직임,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자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교육의 장입니다
놀이에는 규칙도 없고 심판도 없다놀이에서는 일상적으로 하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놀다보면 새롭거나 상황에 맞지 않아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고 이런 뜻밖의 상황에서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가며 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하는 놀이 같은 경우에도 아이들의 의사에 따라 조금씩 규칙을 바꾸어 놀이해 주시면 아이들이 더욱 놀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6. 놀이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놀이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활동입니다. 일을 할 때는 ‘결과’로 말해야 하지만 놀이에서는 어떤 결과를 냈는지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또, 놀이는 공감능력과 통찰력을 길러줌으로써 정서적 지적 발달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아이들의 놀이 과정을 관찰하고 칭찬해주세요. 아이들이 놀이에서 의미 있는 과정을 만들어 갈수록 아이들은 더 많이 자랄 수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엄마나 아빠처럼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성인이 어떻게 상호작용 해주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놀이 과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 놀이에 대해 감이 좀 오시나요?
그럼 다음에는 고전 놀이 이론과 현대 놀이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권혜진, 김경은, 우현경, 전가일, 전숙영, 정윤주, 한유진 교수님의
「아이와 교사가 즐거운 놀이지도」를 참고, 발췌, 수정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