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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민케이 Mar 23. 2016

9. 변화를 마주하는 태도 그리고 얼굴

예전에 비즈니스를 같이 하던 S사의  A대리를 오랜만에 만났다. 예전에 같이 일할 때 정말 스마트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갑을관계로 만나긴 했지만 그 태도가 멋있어 하루일이 끝나면 같이 소주잔도 자주 기울이곤 했었다. 

몇 년 만에 만난 A대리는 달라져 있었다. 과장으로 승진해서였을까. 예전에 보이던 긍정적인 모습은 없었다. 새로운 것에 대해 극도로 경계했다.  업무를 편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 얘기해도 마찬가지였다. 경험이 쌓여서 신중해진 거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얼굴의 인상 자체가 바뀌었다.

미팅이 끝나고 A대리, 아니 A과장이 떠나고 난 후 다른 직원이 속마음을 토로하며 배경을 알려줬다. 조직의 수장인 B전무가 그 원인이었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따지는 스타일이었다. 사소한 문제라도 생겼을 때 해결하고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누가 책임이 있는지를 캐묻고 또 캐묻고 책임을 물었다. 

결과적으로 조금의 문제라도 발생할 소지가 있는 리스크는 떠안지 않으려 하는 게 문화로 정착되었다. 혹시 자신한테 책임이 돌아올까 봐  애매모호한 의견과 함께 의사결정을 위로 또 위로 떠넘겼다. 

달라진 인상의 A과장의 얼굴이 며칠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같은 나이라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고  젊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물론 외모가 제일 큰 영향 요소다. ( 타고난 동안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비슷한 정도의 얼굴 나이에서도 차이는 생긴다.

어떤 이는 에너지를 꽉 잡고 있다. 어떤 주제를 끄집어내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호기심을 보인다. 얼굴과 표정에서 에너지가 묻어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젊음이 보인다. 

간혹 변화에 긍정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이 동일시되곤 한다. 꼭 외향적일 필요는 없다.  신중하고 리스크에 대비하는 건 너무 중요하다. 필요한 변화가 있을 때 그것을 껴안을 수 있는 가의 차이일 뿐.


기업도 사람과 다르지 않다. 창업한 지 오래되고 관록이 쌓여도 항상 신선한 얼굴을 유지하는 회사가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외국 회사라고, 글로벌 회사라고 무조건 다 실패에 보다 관용적이고 새로운 것을 항상 찾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혁신을 지속하는 회사들 - 구글, 아마존, 애플 등 - 은 변화를 안고 혁신을 선도했기 때문에 유명해졌다. 

 

변화를 수용하고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회사들은 직원들을 이렇게 장려한다.

-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격려한다. 3년 안에 100억을 만들어내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매니지먼트의 지원을 얻어내고 많은 직원들을 끌어들였던 영업사원이 있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대해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은 생각지 못한 꿈을 꾸면서 추진해다는 것으로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플레이어들을 받아들인다. Early Adopter가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단순히 아웃사이더로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서 나아가서 비즈니스 자체의 결과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긴다.

- 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신체적 나이가 아니다. 나이가 적건 많건간에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자신만의 어젠다를 만들어내고 꿈을 꾸는 사람들. 


최근 대기업들이 문화를 바꾸겠다, 스타트업 같은 회사로 거듭나겠다, 창의력을 키우겠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그런데 그를 위해서 무조건 일찍 퇴근하라거나 회의는 짧게 하라는 단편적인 강제로 문화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면 북한은 진작 창의력 세계 1위 대국이 되었을 테지.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움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주고 남들과 다른 사람들을 내치지 않고 조직 상하구조로 모든 게 결정되지 않는 체계를 만드는 것. 그게 글로벌 TOP 회사들이 수많은 노력과 자원을 들여가면서 쌓아온 것들이다. 


지금 하고 있는 케이팝 스타 시즌 6에서 극적으로 Top6 에 진출한 이시은. 

착해 보이는 인상과 진솔한 고음으로 심사위원보다 시청자 심사위원에게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극적으로 투표에서 승리했다. 

박진영이 계속 이시은에게 고칠 것을 주문했던 것은 움츠러드는 어깨. 어깨가 움츠러들면 소리가 맘껏 뻗어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시은은 Top6의 마지막 자리를 결정하는 자리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어깨를 폈다.


어깨가 움츠러들면 소리를 맘껏 내지 못하고, 

마음이 움츠러들면 창의력과 의지가 작아진다. 

변화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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