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프리다이빙 트레이닝 중 스퀴즈(압착)로 피가 나고 고막에 손상 (병원에 가 보지 않아 정확하지 않다)을 입었다. 당분간은 다이빙이 어렵게 된 상황. 최대한 빨리 훈련을 끝내보려 서두른 것이 원인 아닌 원인이지 싶다. 어쨌든 며칠은 쉬어야 하는 데 어떡할까, 고민하던 차에 세부 남부를 가보기로 결정!
본래 목적지는 엘 니도(팔라완)였으나, 핸드폰 고장으로 공인인증서가 사용 불가한 상황이라 비행기 표를 예매할 수가 없었다. 아쉬운 대로 세부라도 돌아보자! (이때는 이렇게 즐겁고, 무서운(?) 여행이 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비스타 마르 비치 리조트
당시 프리다이브101(바다곰 강사님)샵이 공사 중이라 비스타 마르 숙소에 머물렀다.
좋아. 그럼 버스를 타고 가볼까.
첫 번째 목적지는 모알보알. 세부 시티에 south bus terminal이 있다. 먼저 그랩을 부르고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한국에서 그랩 어플을 설치하고 오면 아주 편하다.)
South Bus Terminal
터미널은 세부 대학(U.C) 근처에 있다. 오전에 출발을 했다면 세부 대학에 들려 학식을 먹고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이미 오후 4시가 다 된 상황. 다음을 기약하며 서둘러 가봅시다.
버스는 터미널에서 Bato Lioan이라고 쓰여있는 걸 타면 된다. 표는 따로 사지 않고, 버스를 타면 차장(?)님이 찾아오는 서비스로 좌석에서 결제를 해준다. 모알보알까진 140페소. 종이에 구멍을 뽕뽕 뚫어서 영수증 대용으로 준다. 뭔가 소꿉놀이하는 느낌이 날지도, 버스는 약 4시간을 달려 모알보알에 도착하고 중간에 한번 쉬었다 간다. (아래 네비는 택시 or 밴을 탔을 시.)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모알보알 버스터미널. 이미 10시가 넘은 시각.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어 친해진
중국인 친구들 2명과 같이 내렸다. 방향은 같으나 숙소가 다르므로 트라이시클 금액 네고를 도와주고 나도 숙소로 향한다.
숙소로 향하는 내내 트라이시클을 운전하는 친구가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어느 나라에서 왔니?"
"여기서 뭐 할 거니?"
"며칠 있을 거니?"
친절하게 질문에 대답을 해주며 나도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인생 기브 앤 테이크)
트라이시클을 타고 체감 상 10-15분가량 달려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의 숙소. 모호 - 모알보알 호스텔.
부킹 닷컴에서 예약을 했고, 숙소 평점이 아주 높다. 다인 혼성 도미토리를 예약했다. 가격은 하룻밤에 약 250페소. 가성비가 아주 끝내준다. 조식은 포함되지 않고, 타월은 50페소에 빌려준다. 직원들 영어 잘하고 아주 친절하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이 나에게 인사를 한다.
"굿 이브닝, 워렌." 내가 흠칫 놀란다. 당황하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넨다.
"안녕, 나 오늘 예약했는데, 내 이름을 아네?"
"어, 너 오늘 10시-11시 사이에 도착한다고 했잖아? 이 시간에 오는 사람이 너밖에 없어."
그렇구나. 도착시간을 언제 보냈는지 기억하진 못하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가기로 한다.
"나 저녁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픈데, 근처에 식당 있어?"
"어, 바로 옆에 있어."
"아직 문 열었으려나?"
"응, 손님 있으면 늦게까지 해."
오키. 가보자.
식당은 정말 가까웠다. 숙소에서 걸어서 2분도 채 안 걸렸다. 숙소를 나와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바로 있었다. 이름하여 타코바. 이때는 몰랐지만 트립어드바이저 모알보알 저렴한 식당 2위에 올라있는 집이다. 영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음식도 맛있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난 타코보단 브리또가 먹고 싶어 브리또를 먹었다. 배를 채우기엔 1개는 양이 적다. 2개를 추천한다. 먹다 보니 브리또 2개, 타코 1개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브리또, 타코, 퀘사디아 전부 50페소. 산미구엘 필슨 1병을 마셨는데 돌아가는 길이 빙글빙글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생각지도 못하게 맛있는 음식으로 기분 좋게 배를 채웠다. 시작이 좋다.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