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매일 글쓰기 여정의 마침표
나의 글쓰기는 2011년 4월에 시작되었다. 세 번만에 합격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이 되고 첫 번째 과제인 책 <신화와 인생>을 읽고 썼던 'Follow my bliss? 나만의 희열을 따르고 있는가?'라는 글이 본격적인 글쓰기의 첫 번째 글이었다.
처음 글쓰기는 '책'에서 내 가슴의 '나도 모르던 무언가'를 건드리는 문장을 주제로 잡아 주로 글을 썼다. 나도 모르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혹은 잊고 있던 어떤 기억, 추억 또는 아픔 같은 것들이 글에 묻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글들은 나의 글을 소비해주는 이들에게 가 닿고 소통할 수 있는 글이기보다는 일방적인 글이었다. '당신이 무얼 듣고 싶은지, 알고 싶은지에는 관심 없어.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쓰겠어.'라는 이 생각이 첫 문장부터 글의 마지막 마침표까지 완벽하게 묻어 있던 글이었던 것 같다. 반면 그것은 내면의 깊은 고민의 드러내기도 했다. 이 글을 읽은 구본형 선생님은
이 고민을 안고,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까지 가라. 책이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민을 놓치면 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 말씀에 나는 "깊이 새기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강점 혁명>이란 책을 읽고 '완벽함에 대한 집착'이란 글을 썼는데 선생님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코멘트를 주셨다.
길게 써라. 길------------------------------------------------------------------------------------------------------------------------------게
그리고 이 날 이후로 내 글은 무진장 길어졌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가 마구 뒤섞이거나 한 번에 두세 개의 이야기를 써서 공유하곤 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었다. 난생처음 읽은 이순신의 이야기에 나는 매료되었으며 '이순신의 사람을 얻는 법'이란 글을 썼다. 난중일기에서 보여준 한 사람의 일화와 마음 씀씀이에서 누구나 매력적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건져 올렸고, 어떻게 하면 '<난중일기>의 이순신과 같이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을 담아 이순신에게서 찾은 매력적인 인간이 되는 6가지 방법을 써내려 갔다. 사부님은 이 글에 엄청난 칭찬을 해 주셨다.
신치가 제법 구라가 늘었구나. 제법 설이 되겠다. 책을 쓰려면 구라력이 필요하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일기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를 잊지 마라. 아프다. 술을 마셨다. 활을 쏘았다. 꿈을 꾸었다. 점을 쳤다. 그 많은 절박한 외로움과 고독한 결정의 부담을 어찌 이겼을까? 어디서고 리더의 결정적 미덕은 자신의 무기력과 불안을 이겨내는 힘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지켜내느냐는 것이다. 알겠느냐?
사실 구라가 늘었다고 하셨는데 당시에는 사부님이 말씀한 '구라력'이 뭔지 잘 몰랐다. 그 때는..
연구원 생활 1년이 다 되어간다. 1년의 연구원 과정은 책 쓰기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나와 동기들은 그동안 쓴 글들을 추려 하나의 주제로 모으기 시작했다. '청춘, 방황, 자유' 등을 키워드로 잡았던 내게 사부님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입술에 루즈 좀 바르고, 눈썹도 조금 짙게 칠하고 다니냐, 요새는? 많이 써라. 네 책의 전략은 '3배를 쓰고 1/3을 건진다' , '내가 너희에게 청춘을 보여주마' - 나의 고뇌, 나의 꿈, 나의 모색
아하.. 그래서 사부님은 초반에 '길~~~~~게 쓰라고 하셨구나.' 하고 이제야 깨닫는다.
<나는 간다, 이태리 루카로! 신치의 모의 비행>이라고 가제를 정했다. '조선에서 제일 제멋대로 사는 인생'을 꿈꾸는 한 청춘의 이야기. '제멋대로'호의 첫 번째 항해지를 이탈리아 루카로 결정했다. 내 멋대로, 자유로운 영혼이 이끄는 삶을 꿈꾸는 어느 청춘의 이야기를 담아 보겠다고 했지만 왠지 자신은 없었다. 그러자 사부는, 내가 쓴 글에서 한 문단을 통째로 들어내면 훨씬 좋아 보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엉뚱한 문단을 짚었다.
서문의 제목은 '젊음은 위로를 원치 않는다'로 한번 바꾸어 보고, 강력한 첫 문장이나 이야기 혹은 인용문을 끌고 들어와 독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라. 독서가 몰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 네가 좀 색을 쓸 수 있으면 좋은데, 빨간 입술, 느닷없는 윙크, 혹은 남자의 물건을 단박에 움켜쥐는 손길 같은 것 그러므로 들어내야 할 대표적인 문장은 다음이다. "물론, 지금 사회가 청춘들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고, 그 속에서 만족하고 있는 청춘들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만족하고 있다면, 굳이 그 울타리를 벗어 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청춘의 모습이 다 다르듯, 각자가 만족하는 삶도, 추구하고 싶은 삶도 다를 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이들 중에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 나도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꿈틀거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나의 삶과 글이 그들의 배에 또 다른 등대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양보하지 마라. 이해하는 척하지도 마라. 나아갈 뿐이다. 청춘은 달리는 것이다. 사방팔방으로
독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 독서는 몰입이다.
이 말씀이 나는 왜 이제야 아주 조금 와 닿는 건지… 사부님이 들어냈으면 하는 문단을 다시 보니 얼마 전 글쓰기 두 번째 모임 멤버들이 내 글에 대한 코멘트를 해 주었던 내용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하하.
티키타카. 읽는 이의 마음도 그와 같기를 하고 바라며 수상한 북클럽 멤버들과 매일 글쓰기 90일 여행을 떠나왔다. 그리고 매일 썼던 글은 오랜 시간 방치해 두었던 브런치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세 달 중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마음속의 작은 목표가 하나 생겼는데 그건 바로..
'메인 화면에 내 글이 보이게 할 것.'
이었다. 메인에 내 글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적인 글일 것이고, 사부님이 말씀하셨던 독자의 몰입을 어느 정도는 도와줄 수 있는 글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쓴 글 중 세~네 번 정도는 잠깐이라도 다음카카오 이곳저곳에 올라가 많은 사람들과 만났던 것 같다.
5명의 멤버가 함께 였기에 90일간의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매일 글쓰기의 힘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멤버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90일 여정의 마지막 글을 마무리한다.
다음 90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