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한 횡적 전략 방안 제안
카카오는 여러 범위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주로 쓴다.
카카오T 어플에서도 사업 확장을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 그러한 성장 전략이 잘되고 있는지 진단해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만들어보면 좋을지 스스로 카카오T 서비스의 PM이라고 생각하고 세운 전략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카카오T 앱을 켜보자. 앱을 켜자마자 보이는 UI만 봐도, 카카오T 서비스로 택시의 T만 잘하려고 하는건 아닌 의도가 보인다. 택시 호출 시장의 한계성을 느끼고,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전체 카테고리에서 보이는 기능들을 대략적으로 훑어보면 40여개가 된다. 택시 호출 버튼 아래로 스크롤하면 꽤 많은 서비스들이 나열되어 있다. 대리운전, 바이크, 주차, 킥보드, 렌터카, 항공, 기차... 언뜻 보면 '이동'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슈퍼앱처럼 보인다.
여기서 의문을 가지게 된다. 당신은 카카오T에서 택시 말고 다른 서비스를 써본 적 있는가? 이 많은 기능들을 사용자가 이용을 할지 궁금했고, 앞으로 카카오T의 여러 분야에서 서비스 확장을 원활하게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만들어야 할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래의 기사는 참고자료로 읽어두면 좋다.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9908
카카오T의 횡적 확장 중 명확한 성과를 낸 서비스는 사실상 대리운전 하나다.
2020년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고, 기존 대리운전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콜센터 기반의 파편화된 시장에 플랫폼이 들어오니, 가격 투명성과 결제 편의성이라는 명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서비스들은?
*카카오 바이크/킥보드: 시장에서 티어(Tier), 킥고잉 등과 경쟁 중이지만, 압도적 1위라고 보기 어렵다.
*카카오 주차: 존재감이 미미하다. 아이파킹, 파킹클라우드 등 기존 사업자들이 여전히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항공/기차 예매: 네이버, 스카이스캐너, 직접 예매 대비 특별한 이점이 없다.
결국 카카오T는 <택시 앱 + 대리운전 앱> 에 가깝다. 나머지 서비스들은 메뉴에 존재할 뿐, 실제 이용률은 낮다.
슈퍼앱이 되려면 단순히 서비스를 나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핵심은 서비스 간 연결이다.
위챗이 슈퍼앱인 이유는 메신저에서 결제로, 결제에서 쇼핑으로, 쇼핑에서 배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앱을 떠나지 않고도 여러 니즈를 해결할 수 있다.
카카오T는 어떤가?
택시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다고 치자. 기차표를 예매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카카오T가 "기차표 예매하시겠어요?"라고 제안하는가? 아니다. 사용자가 직접 메뉴를 찾아 들어가야 한다.
서비스들이 물리적으로는 한 앱에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분절되어 있다.
이게 내가 본 카카오T의 현재 모습이다.
외부자인 내가 내부 사정을 알 수는 없다. 조직 구조 때문인지, 기술적 한계 때문인지, 전략적 우선순위 때문인지.
다만 현상은 명확하다.
카카오T는 횡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 서비스 간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만약 내가 카카오모빌리티 PM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볼 수 있을까?
나라면,
지난 글에서 카카오T의 현재를 짚어봤다.
요약하면 이렇다. 서비스는 많은데 연결이 없다. 슈퍼앱을 지향하지만, 실제로는 "택시 앱 + 대리운전 앱"에 가깝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내가 카카오모빌리티 PM이라면, 이런 전략을 제안해볼 것 같다.
현재 카카오T의 UX는 메뉴 기반이다. 사용자가 "나는 지금 택시가 필요해", "나는 지금 기차표를 예매해야 해"라고 스스로 인식하고, 해당 메뉴를 찾아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이동이라는 행위가 대부분 맥락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출장을 가는 사람은 택시만 필요한 게 아니다. 택시 → 기차 → 도착지 택시로 이어지는 여정 전체가 필요하다. 회식 후 귀가하는 사람은 대리운전만 필요한 게 아니다. 다음 날 아침에 주차된 차를 찾아야 한다.
현재 카카오T는 이 맥락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나는 아래와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사용자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미리 예측하여,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이동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기능을 추가해 횡적 성장을 가속화한다."
다음은 구체적으로, 선제적 제안 아이디어를 시각화해본 것이다. UI를 만들어주는 AI 툴인 V0를 활용해 구현하고자 하는 바를 시각화했다.
선제적 제안을 통해,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기능 외의 기능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추상적인 방향만으로는 부족하다. PM이라면 기능 단위로 정의해야 한다.
1) 스마트 홈 카드
앱을 열었을 때, 캘린더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오늘의 이동 계획"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캘린더에 "14시 강남역 미팅"이 있고, 현재 위치가 판교라면?
"14시 강남역 미팅 → 택시 부를까요?"
버튼 하나로 목적지가 자동 입력된 배차 화면으로 넘어간다.
2) 맥락 넛지
이동 중에 다음 단계를 제안한다.
서울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도착 10분 전쯤:
"기차표 아직 안 사셨나요? 여기서 바로 예매하세요"
클릭하면 목적지와 시간이 자동 선택된 예매 화면으로 연결된다.
3) 선제적 예약
택시 잡기 어려운 상황을 미리 감지해서 제안한다.
부산으로 출장 가는 사용자에게, KTX 탑승 후:
"부산역 도착 시 택시 미리 예약할까요?"
[시나리오 A: 출장 가는 직장인]
앱 실행 → 캘린더에서 "14시 부산 출장" 인식 → "서울역 가시나요?" 카드 표시
"네" 클릭 → 목적지 자동 입력, 배차 시작
택시 탑승 중 → 하단에 [택시→KTX→미팅] 타임라인 표시
도착 10분 전 → "기차표 예매하세요" 넛지
클릭 → 코레일 예매 화면(목적지: 부산, 시간: 14시대 자동 선택)
서울역 도착 → "KTX 탑승구는 2층 왼쪽입니다"
KTX 탑승 후 → "부산역 도착 시 택시 예약할까요?"
사용자는 메뉴를 탐색할 필요가 없다. 맥락에 맞는 제안을 확인만 하면 된다.
[시나리오 B: 회식 후 귀가하는 직장인]
저녁 9시, 술집 근처에서 앱 실행
"차 가져오셨죠? 대리운전 불러드릴까요?"
다음 날 오전 → "어제 주차하신 차량 위치입니다" 알림
전략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만큼 중요한 게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다.
다음은 하지 않을 것의 리스트다.
복잡한 UI 개편 ✕: 기존 메뉴 구조는 유지한다. 스마트 카드와 넛지만 추가한다.
모든 서비스 동시 적용 ✕: 택시↔기차/버스 연결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강제적 추천 ✕: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끌 수 있다. 기본값은 OFF, 명시적 동의 후 활성화.
위의 전략이 성공하면 복합 서비스 이용률과 사용자당 평균 서비스 이용수, 연결 서비스 수수료 수익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T가 진짜 슈퍼앱으로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해보는 과정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자칫하면 탁상 공론이라고 부를 수 있고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다음은 실행에 관한 이야를 해보려고 한다.
앞선 글에서 AI 기반 이동 여정 통합이라는 전략 방향을 제안했다.
캘린더와 위치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적절한 이동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한다는 아이디어다. 아이디어는 실행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므로, PM이라면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내가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술 스택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채용 공고.
채용 공고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어떤 팀이 있는지, 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기술을 쓰는지. 물론 완벽한 정보는 아니다. 하지만 외부자가 조직 구조를 추론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채용 페이지에서 약 26개의 채용 공고를 분석해봤다.
직군 체계는 크게 4개로 나뉜다:
서비스사업
기술
스탭
디자인
그리고 채용 공고에서 언급된 팀명들을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사업 조직]
에이전트사업실 (택시 드라이버 관리)
브랜드택시사업팀 (카카오T 블랙 등 프리미엄)
PM팀 (전기자전거/킥보드)
글로벌서비스팀
파트너성장지원팀 (콘텐츠기획파트 포함)
광고사업팀
[기술/R&D 조직]
DeepAI팀 (객체인식, 지도생성, 데이터융합)
AI연구개발팀
자율주행 R&D (Control, SLAM, 측위)
POI서비스팀
공간정보기획팀
물류&에이전트개발실
[지원 조직]
개인정보팀
HRM
법무
채용 공고를 통해 추론한 조직 구조를 바탕으로, 내가 제안한 전략을 실행할 때 어떤 현실적 제약이 있을지 생각해봤다.
1) 서비스별 사일로 구조
에이전트사업실(택시), PM팀(바이크), 브랜드택시사업팀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아마도 각 팀이 자체 KPI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게 왜 문제인가?
내 전략의 핵심은 서비스 간 연결이다. 택시 → 기차 → 바이크로 이어지는 여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만드는 것. 그런데 각 팀이 자기 서비스의 GMV만 책임진다면, 다른 서비스로 연결해주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
택시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사용자가 택시에서 내려서 기차를 타면, 택시팀의 성과인가? 아니다. 그냥 택시 1회 이용이다. 연결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택시팀에 돌아오는 게 없다면, 굳이 리소스를 쓸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아래와 같다.
연결 성과를 이중으로 인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택시→기차 연결이 발생하면, 택시팀과 제휴팀 모두에게 성과로 인정해줘야 한다. 제로섬이 아닌 윈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2) AI/ML 조직의 역할
DeepAI팀과 AI연구개발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팀들이 현재 하는 일은 주로 자율주행, HD맵, 객체인식 등이다. 채용 공고를 보면 생성형 AI 기반 도로정보 분류, 디지털트윈 같은 키워드가 나온다.
내 전략에서 필요한 AI는 이와 결이 다르다. 사용자 행동 예측 모델이다. 캘린더 데이터와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사람이 다음에 뭘 할 것 같은지 예측하는 것이다.
기존 R&D 조직의 로드맵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아래와 같다.
기존 ML 파이프라인(배차 예측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개발은 최소화하고 R&D 팀과는 논문/특허 공동 성과 인정으로 협력 유도한다.
3) 개인정보 이슈
개인정보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캘린더 연동, 위치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위치정보법의 적용을 받는다. 특히 캘린더 데이터는 민감하다. "14시 강남역 미팅"이라는 정보에는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목적인지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이에 댛나 대응 방안은 아래와 같다. AI 기능 발동 조건으로 온디바이스 처리 원칙을 만든다. 캘린더 데이터 자체를 서버로 보내지 않고, 단말에서 처리한 예측 결과만 활용한다.
채용 공고만으로 조직 구조를 완벽히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팀 간 보고 라인이 어떻게 되는지, 실제로 협업이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의사결정 구조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조직은 계속 바뀐다. 내가 분석한 시점과 지금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PM이라면 "정보가 부족해서 분석 못 했어요"라고 말하면 안 된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제한된 정보 안에서 최선의 추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추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제 다음은, 전략이 실패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 검토해보려고 한다.
글이 너무 길어져 다음 게시글에서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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