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분기점에 선 컬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리포지셔닝 제안
2025년 9월, 컬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오픈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양사 모두에게 좋은 거래였다.
네이버: 4,000만 트래픽 제공
컬리: 새벽배송 물류 제공
잘 살펴보면 컬리N마트는 기존 컬리 앱과 뭔가 달랐다. 5,000여 종의 신상품을 추가했다. 생활용품, 주방용품, 3~4인 가구용 대용량 제품들이다.
[참고자료]
https://www.unicornfactory.co.kr/article/2025090513354045008
문제는 같은 컬리라는 이름으로, 다른 구성품을 팔고 있다. 이 점이 요즘 컬리가 예전같지 않은 것 같다고 소비자가 느끼는 느낌과 통하지 않을까 싶다.
컬리 앱과 컬리N마트를 비교해보자. 컬리 앱은 프리미엄 신선식품, 큐레이션, 생산자 스토리를 강조한다. 반면에 컬리N마트는 대용량 제품, 생활필수품, 3~4인 가구 타겟이다. 잘만든 플랫폼이지만, 누적되는 적자로 런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컬리는, 수익성을 찾기 위해 뷰티컬리를 추가하고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며 2025년 상반기 컬리는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으로 반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 성장은 분명하다. 하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흐려지고 있다.
·진단: 문제가 뭔가?
·지침 정책: 어떻게 해결할 건가?
·일관된 행동: 구체적으로 뭘 할 건가?
현재 컬리는 무엇을 안 할지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브랜드로 프리미엄과 매스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보인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칠 수 있는 셈이다.
컬리의 가장 큰 자산은 컬리넥스트마일이다. 샛별배송, 풀콜드체인, 전국 물류망. 이 인프라는 3개 브랜드가 공유할 수 있다. 여기서 규모의 경제가 나온다. 컬리는 하나의 물류 센터에서 세 개의 다른 고객층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카테고리의 확장을 선별해서 줄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나는 컬리를 사용하면서도 컬리가 마켓컬리, 뷰티컬리 말고도 리빙 분야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지 몰랐다. 실제 데이터를 알 수 없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존재감이 없는 카테고리는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과감히 폐기하는게 맞는 선택이라고 본다.
체인-링크 시스템에서는 모든 링크의 품질이 매칭되어야 한다.
컬리 앱이 프리미엄 상품, 프리미엄 가격, 프리미엄 배송, 프리미엄 메시지를 일관되게 제공하면 고객은 납득한다. 그런데 같은 컬리 브랜드로 대용량 생필품을 팔면? 체인이 끊어진다.
컬리도 마찬가지다. 큐레이션, 생산자 관계, 물류, 브랜드 신뢰가 하나의 시스템이며,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지면 체인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된다. 현재 컬리는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전략적 제휴를 위해 새로운 라인의 제품을 만들어낸 참이다. 어떻게 보면,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기보단 매출의 액수만 보고 내린 선택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그러므로 약한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서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 맺은 컬리N마트는 컬리 산하의 리포지셔닝된 새로운 네이밍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ex. 우리가족 프레시마트 by 컬리
컬리 생태계는 이렇게 구성된다.
1단계는 루션이다. 건강 플랫폼으로 고객을 획득한다.
2단계는 컬리 앱이다. 건강한 프리미엄 식품으로 수익을 낸다.
3단계는 네이버 채널이다. 대중 가성비 상품으로 규모를 확장한다.
세 개 모두 컬리넥스트마일이라는 공유 물류 인프라를 쓴다.
루션은 2023년 런칭한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 플랫폼이다.
문제는 루션 사용자가 닭가슴살 추천을 받으면 쿠팡에서 산다는 것이다. 컬리는 고객 획득 기회를 놓친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루션에서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다. 체질량지수는 24.5, 체지방 감소 필요. 루션에서 식품을 추천한다. 고단백 저지방 식단 필요. 루션에서 컬리 앱으로 원클릭 이동한다. 이 식품들을 컬리에서 구매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어플 사용자는 컬리 앱에서 지속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 된다. 그것도 건강을 중시 하는 기존 컬리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부합하는 타겟층의 고객이다. 이 고객에게는 컬리가 가진 유기농 프리미엄 상품 추천한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뭘 먹어야 할까? 건강한 식품. 건강한 식품은 어디서 살까? 컬리. 이렇게 컬리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획득 엔진이 되게끔 브랜드를 만들자는 것이다.
루션이 고객 획득 엔진이 되는 거다.
예를 들면 목표는 루션에서 컬리로 전환율 30퍼센트, 전환 고객의 생애가치는 일반 대비 150퍼센트다.
현재 컬리 앱은 무엇이든 판다. 유기농 채소도 팔고, 생산자 스토리도 있고, 그런데 생수? 휴지? 대용량 세제도? 리포지셔닝이 필요하다. 기존 프리미엄 신선식품에서 건강한 프리미엄 식품으로.
왜 건강인가?
첫째, 루션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루션에서 건강 데이터를 받고 컬리에서 건강한 식품을 산다.
둘째, 명확한 차별화다.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는 모두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을 말한다. 컬리만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셋째, 가격대를 조정하고, 프리미엄에 대한 가격을 정당화한다.
상품 전략은 명확하다.
컬리 앱이 하지 않을 것은 가격 경쟁, 범용 생필품, 무분별한 카테고리 확장, 할인 프로모션이다.
컬리 앱이 할 것은 유기농과 무항생제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고, 건강 효능을 강조하고, 생산자 스토리를 쓰고, 소량 포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강화할 것은 유기농 채소 비중, 무항생제 육류, 건강 기능 강조, 영양 성분 상세 표기, 생산자 스토리가 될 수 있다. 큐레이션 기반의 장보기 어플이라는 컨셉을 유지하는 것이다. 단, 프리미엄 전략으로 전환할 시 상품 판매가의 설정에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한다.
현재 컬리N마트는 컬리라는 이름을 쓴다. 대용량 제품, 생활용품, 3~4인 가구 타겟인데도.
해결책은 브랜드 분리다.
네이버 채널을 다른 이름으로 리브랜딩한다.
컬리라는 브랜드명을 앞이 아닌 뒤로 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족 프레쉬마트 by 컬리, 네이버 샛별 마트, 큐레이션마켓 by컬리
앞서 언급한 체인-링크 시스템에서는 모든 링크의 품질이 매칭되어야 한다.
컬리 앱은 상품 별 다섯 개, 가격 별 다섯 개, 배송 별 다섯 개, 메시지 별 다섯 개로 일관된 프리미엄이다.
네이버 입점 마켓은 상품 별 세 개, 가격 별 세 개, 배송 별 다섯 개, 메시지 별 세 개로 일관된 가성비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체인이 완성된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컬리 브랜드와 완전 분리되어 희석을 방지한다.
둘째, 차별화된 네이밍으로 기억하기 쉽다.
셋째, 독립적 성장이 가능하다.
운영 전략은 간단하다.
1) 위치는 네이버 쇼핑 내에 그대로 두고 변경하지 않는다.
2) 독자 사이트는 만들지 않는다. 네이버 플랫폼 내 리브랜딩만으로 충분하다. (리브랜딩이라고 거창하게 말했지만, 컬리N마트의 컬리라는 네이밍을 전면으로 앞세워 대중에게 각인시키지 않는 것이다.)
3) 컬리 물류 인프라를 공유한다. 배송은 컬리의 자회사인 넥스트마일을 활용한다.
3개 브랜드가 같은 물류 인프라를 공유하되, 고객에게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3단계의 구조로.
루션은 컬리의 유입 장치로, 컬리는 컬리 기존 이미지로 돌아가는 프리미엄 플랫폼으로, 네이버에 입점한 컬리 마켓은 기존 컬리보다 광범위한 고객을 타겟으로 해 경쟁사 오아시스처럼 빠른 배송에 가족 한 끼를 책임질 수 있는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
이때, 컬리 앱이 하지 않을 것은 가격 경쟁, 범용 생필품, 무분별한 카테고리 확장, 할인 프로모션이다.
컬리 앱이 할 것은 유기농과 무항생제만 팔고, 건강 효능을 강조하고, 생산자 스토리를 쓰고, 소량 포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혹시 GM의 사례를 아는가?
1921년 GM은 명확한 브랜드 구분으로 세계 1위가 됐다. 2008년 GM은 브랜드 혼재로 파산했다. GM이 가진 여러 브랜드가 서로 간 포지셔닝에 침범하여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자칫하면 컬리가 그럴 수 있다.
길 1은 현재 유지다. 컬리 앱도 컬리N마트도 컬리다. 모든 고객에게 모든 것을 제공한다.
길 2는 브랜드 분리다. 루션에서 컬리 앱으로 흐르도록, 루션은 루션의 가치만 제공하고 컬리로 이어지도록 한다. 네이버 입점 마켓은 컬리와 비슷하지만 자매 브랜드로 기능하도록 한다.
좋은 전략은 어려운 선택을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지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는 것이다.
컬리는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해햐할 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