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부동산 비지니스 모델 캔버스 작성해보기

당근이 부동산을 팔기 시작한 진짜 이유

by 도토리

당근이 왜 부동산을 하지?

당근은 다양한 물건들을 중고거래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재미있는 양상은 중고거래를 하는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근에서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지만, 중고차 거래와 부동산 거래를 하는 사용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근 서비스 팀에서는 이런 거래 양상을 놓치지 않고 캐치해서 더 많은 거래가 일어나도록 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2021년 268건이었던 당근 부동산 거래 건수가 2024년에는 59,451건이 됐다. 3년 만에 220배. 매물 게시글 수는 5,243건에서 65만 건으로 124배 증가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9가지 요소로 풀어보고 싶었다.




BMC ① 고객 세그먼트(Customer Segments): 600만 원을 아끼고 싶은 사람들


먼저 당근 부동산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핵심은 중개수수료를 아끼고 싶은 사람들이다. 현행법상 9억~12억 원 미만 주택 매매 시 중개수수료 상한요율은 0.5%다. 11억짜리 아파트를 거래하면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55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이 부담이 점점 커졌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직거래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당근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 맞물렸다. 이들은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전화하는 것보다 앱에서 채팅하는 게 더 편하다. 살아봐야 아는 동네 정보를 커뮤니티에서 직접 물어보는 게 더 신뢰가 간다. 원룸, 투룸, 빌라 같은 중소형 매물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서울 관악구 같은 1인 가구 밀집 지역에서는 전체 거래 완료 게시글의 약 50.9%가 원룸으로, 전국 평균 29%를 크게 상회한다.


그리고 2025년,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공인중개사다. 당근이 중개사 매물 등록 서비스를 2025년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1,400만 주간 방문자에게 노출되고 싶은 중개사들도 플랫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다. 직거래 사용자와 공인중개사는 같은 플랫폼 위에 있지만, 원하는 가치가 다르다. 직거래 사용자는 중개수수료 0원이라는 비용 절감을 원한다. 공인중개사는 4,300만 가입자 기반의 노출과 리드 확보를 원한다. 이 두 세그먼트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당근이 양쪽을 모두 끌어안으려면, 각 세그먼트에 맞는 가치제안이 명확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이건 다음 항목에서 더 풀어보겠다.



참고자료: https://www.fnnews.com/news/202602131603022772

https://megaeconomy.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0886063705&dt=m



BMC ②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s): 수수료 0원, 그 이상의 가치

가치제안은 단순하고 강력하다. 중개수수료 0원.


여기서 멈추면 분석이 아니라 광고 카피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중개수수료 0원이라는 가치제안은 직거래 사용자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앞서 고객 세그먼트에서 짚었듯이 공인중개사라는 새로운 세그먼트가 추가되었는데, 이 세그먼트에게 수수료 0원은 셀링 포인트가 아니다. 오히려 중개사의 존재 자체가 수수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직거래의 핵심 가치와 충돌한다.


그렇다면 중개사에게 당근이 제공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존 직방이나 다방에서는 주로 광고비를 내고 매물을 노출하는 구조다. 당근은 현재 중개사 매물 등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1,400만 주간 방문자라는 압도적 트래픽에 대한 접근권을 준다. 중개사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 없이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셈이다. 즉, 직거래 사용자에게는 수수료 절감, 중개사에게는 저비용 고효율 노출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거다.


이 하이브리드 구조가 가져올 수 있는 불편한 질문도 있다. 중개사 매물이 늘어나면, 직거래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수료 0원이라는 환경이 희석되는 것 아닌가? 매물 검색 결과에 중개사 매물이 섞여 나오면, 결국 수수료가 붙는 거래로 유도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이건 당근이 정면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내 생각에는 직거래 매물과 중개사 매물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보여주는 게 핵심이다. 사용자가 직거래만 보고 싶으면 직거래만, 중개사 매물도 함께 보고 싶으면 함께 볼 수 있는 필터링. 이렇게 되면 수수료 0원이라는 가치가 희석되지 않으면서도, 매물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추가된다.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충돌을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당근 부동산의 또 다른 진짜 가치제안은 하이퍼로컬 기반의 부동산 정보라는 데 있다. 기존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이나 다방은 중개사가 올린 매물을 보여주는 구조다. 매물 정보는 있지만, 그 동네에 실제로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는 없다. 당근은 다르다. 이미 동네생활이라는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거주 정보가 오간다. 채팅으로 집주인이나 세입자와 직접 이야기하면서,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 층간소음은 어떤지, 주차는 편한지, 동네 분위기는 어떤지. 이건 직방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가치다.



안전장치도 갖춰가고 있다. 게시글 등록 시 본인 인증 의무화, 등기부등본과 자동 대조하는 집주인 인증 기능, 직거래 체크리스트와 안전 거래 가이드. 2025년 4월에는 '우리가 찾던 부동산'이라는 브랜드 캠페인까지 전개했다. "좋은 조건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강조하면서, 부동산 거래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다만,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집주인 인증을 완료한 매물은 전체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있었다. 거래량이 폭증하는 만큼 사기 피해도 늘고 있어서, 2024년 9월까지 부동산 관련 수사 협조 요청이 9건, 피해액은 15억 7,675만원에 달했다. 가치제안이 강력할수록,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안전 인프라 투자도 비례해야 한다.


참고자료: https://www.etnews.com/20250523000112

https://www.etnews.com/20250205000233



BMC ③ 채널(Channels): 이미 완성된 퍼널

일반적인 스타트업이 부동산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생각해보자. 사용자를 모으는 것부터 난관이다. 광고비를 쏟고, ASO를 최적화하고, 입소문을 만들어야 한다.


당근은 이 과정이 필요 없었다. 이미 4,300만 누적 가입자가 있고, 주간 방문자가 1,400만이다. 매일 중고거래를 하고, 동네생활 글을 올리고, 알바를 구하는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부동산 탭을 접한다. 이게 옴니채널의 힘이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4,300만이라는 숫자는 당근 전체의 누적 가입자이지, 부동산 서비스의 활성 사용자가 아니다. 2024년 기준 매물 게시글이 65만 건, 거래 완료가 약 6만 건이므로, 부동산 탭을 실제로 적극 이용하는 사용자 규모는 전체 가입자 대비 훨씬 작을 것이다. 4,300만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부동산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 사용자 풀의 규모이지, 현재 부동산 활성 사용자 수가 아니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고객 여정을 따라가 보면 더 명확하다. 인지 단계에서는 유튜브 캠페인과 SNS 마케팅을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앱을 쓰다가 부동산 탭을 발견하는 식으로 유입된다. 평가 단계에서는 매물 검색, 실거래가 비교, 동네 정보 확인을 하고, 거래 단계에서는 채팅으로 직접 소통한다. 사후관리로 직거래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재방문을 유도한다. 당근 부동산도 기존 플랫폼의 트래픽을 그대로 활용한다. 이건 신규 서비스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인 고객 획득 비용(CAC)을 사실상 0에 가깝게 만든 셈이다.




BMC ④ 고객관계(Customer Relationships): 네트워크 효과라는 자기 강화 루프


고객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네트워크 효과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분석할 때 항상 나오는 개념이지만, 당근 부동산에서는 이 효과가 이중으로 작동한다.


당근 부동산의 네트워크 효과 시각화(AI 활용해 제작)

첫 번째는 부동산 자체의 네트워크 효과다. 매물이 많아지면 더 많은 구매자가 유입되고, 구매자가 많아지면 더 많은 매도자가 매물을 올린다. 실제로 중개사 거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역에서는 거래 게시글이 기존 대비 3배 증가했다.


두 번째는 당근 생태계 전체의 네트워크 효과다. 중고거래를 하던 사용자가 동네생활을 쓰게 되고, 동네생활을 쓰던 사용자가 부동산 탭을 열어보게 된다. 하나의 서비스 사용이 다른 서비스의 사용으로 확장되는 것. 이전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분석하면서 봤던 Cross-service Retention과 같은 맥락이다. 검색에서 쇼핑으로, 쇼핑에서 페이로 확장되는 네이버 생태계처럼, 당근도 중고거래에서 동네생활로, 동네생활에서 부동산으로 사용자의 시간이 확장된다.


Lock-in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당근의 매너온도, 이웃 인증 같은 신뢰 시스템은 다른 플랫폼에서 재현할 수 없다. 사용자가 쌓아온 평판이 곧 전환 비용이 되는 거다.





BMC ⑤ 수익원(Revenue Streams): 광고 플랫폼이라는 정체성

수익원 구조를 이해하려면 먼저 당근이라는 회사 전체의 돈 버는 구조를 봐야 한다. 당근 부동산은 아직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당근마켓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광고에서 나온다. 2024년 별도 기준 매출 1,891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광고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거의 전부가 광고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봐야 한다. 당근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광고 플랫폼이다. 중고거래는 사용자를 모으는 수단이고, 그 사용자 트래픽을 광고 수익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376억원, 영업이익률 약 20%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8배 늘었고,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00억원대 수준으로 늘어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니, 재무적으로는 상당히 건실한 구조다.


참고자료: https://platum.kr/archives/255887


광고 수익의 성장을 뜯어보면, 2023년 대비 2024년에 광고주 수가 37% 증가하고, 집행 광고 수는 52% 증가했다. 광고 매출 역시 48% 성장했다. 사용자의 앱 사용 시간도 증가하면서 광고 노출량이 늘어나, MAU 증가 → 체류 시간 증가 → 광고 매출 증가라는 플라이휠이 작동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부동산 카테고리는 이 광고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부동산은 거래 단가가 수억 원에 달하는 고관여 카테고리다. 당근이 공개한 업종별 레퍼런스 데이터를 보면, ‘앱/웹 사이트 방문 유도’ 목표 기준에서 부동산·건설/부동산 CPC가 298로 커머스(189), 식음료(269)보다 확실히 높은 편이다. 금융·제약/의료처럼 극단적으로 비싼 카테고리를 빼면 상위권에 속하는 단가라, 동일 노출 대비 매출 기여도가 큰 광고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탭이 활성화되면 이 높은 CPC가 적용되는 인벤토리가 늘어나고, 부동산 관련 광고(인테리어, 이사, 금융 등)까지 함께 붙으면서 광고 매출 레버리지가 커진다. 당근 입장에서 부동산 서비스는 직접 수수료를 벌지 않더라도, 단가 높은 광고 인벤토리를 확장하는 트래픽·수익 엔진인 셈이다.


향후 수익원 확장 가능성도 있다. 당근의 매출 구조는 크게 광고, 각종 중개·거래 서비스, 기타(브랜드 상품 판매 등)로 나뉘는데, 부동산 영역에서는 아직 중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중개사 매물 전국 확대가 이루어지면, 중개사 대상 상단 노출 광고나 프리미엄 매물 등록 같은 유료 상품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면 거래 과정에서 필요한 등기부등본 조회, 법무사 연결, 주택담보대출 중개, 인테리어 연결까지 확장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부가 서비스 수익화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다. 당근페이도 2024년 기준 매출 약 37억원 수준에 그친 반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해외 법인도 캐나다·일본 등에서 여전히 수십억 원대 적자를 내고 있어 수익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25억원에 불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동산 수익화 역시 광고 외의 모델이 실제로 돈이 되는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https://dealsite.co.kr/articles/150407



BMC ⑥ 핵심자원(Key Resources): 4,000만 명이라는 해자

당근의 플랫폼 파워 시각화(나노바나나 활용)


핵심 자원 중 가장 강력한 건 플랫폼 파워 그 자체다. 2024년 기준 누적 가입자 4,000만 명, MAU 2,000만 명 수준, WAU 1,300만 명 이상이다. 채널 파트에서 짚었듯이 이 숫자가 곧 부동산 활성 사용자 수는 아니지만, 부동산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 풀의 규모로서는 압도적이다. 직방이 아무리 기능을 개선해도, 당근의 트래픽을 이길 수 없는 이유다.


그 다음은 하이퍼로컬 역량이다. GPS 기반 위치 인증을 통해 반경 6km 이내의 매물만 노출하는 구조.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동네라는 개념을 디지털 플랫폼에 심어놓은 것이다. 중고거래로 축적한 매너온도 같은 신뢰 시스템을 부동산 거래에도 적용하면서, 커뮤니티 DNA라는 무형 자산이 부동산 서비스의 차별점이 됐다.

데이터 자산도 빼놓을 수 없다. 2024년 기준 65만 건 이상의 매물 정보와 약 6만 건의 거래 완료 데이터, 지역별 거래 트렌드, 사용자 행동 데이터가 쌓여 있다. 이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매칭 알고리즘이 정교해지고, 서비스의 가치가 올라간다. 일종의 데이터 플라이휠이다.



BMC ⑦⑧ 핵심활동(Key Activities)과 핵심파트너(Key Partners): 플랫폼의 책임 경계


당근 부동산의 핵심 활동을 보면, 플랫폼 비즈니스의 고전적 딜레마가 보인다. 플랫폼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당근의 부동산 관련 채팅 내부. 당근의 인증 절차에 따라서, 게시자 정보를 거래 요청자가 알 수 있도록 한다.


(좌) 거주중인 매물 (우) 중개사 매물, 집주인 인증 요청을 할 수 있음


현재 당근은 매물 등록과 관리, 매칭 알고리즘, 채팅 시스템, 그리고 안전장치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본인 인증, 집주인 인증, 허위 매물 필터링, 안전 거래 가이드 제공. 여기에 이미 공인중개사 인증을 완료한 비즈프로필 계정을 통해 중개사 매물도 다루고 있다. 채팅창에서 '등기부', '대출' 같은 단어가 오갈 경우 해당 매물의 등기부등본을 바로 열람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간편 권리분석 기능으로 소유자 확인을 돕고 있다. 1인당 게시글 작성을 최대 2개로 제한하고,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정보 불일치 매물을 필터링하는 등 허위 매물 방지 장치도 운영 중이다.


이렇게 보면 당근이 꽤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계약 과정이나 법적 분쟁에 대해서는 플랫폼이 개입하지 않는다. 개인 간 직거래는 공인중개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부동산은 중고 선풍기를 파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수억 원이 오가는 거래에서 사기가 발생하면, 사용자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 딜레마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당근이 모든 거래의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건 플랫폼의 역할이 아니라 법무사나 공인중개사의 영역이다. 다만 플랫폼이 할 수 있는 건, 사용자가 위험한 거래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경고와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집주인 인증을 거치지 않은 고액 매물에 대해서는 경고 배너를 노출한다든지, 계약금 송금 전 체크리스트를 팝업으로 띄운다든지. 현재의 안전 가이드가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구조라면, 이걸 거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사고율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추가로, 법무사 연계 서비스를 파트너십으로 제공하면 사용자가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전문가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채팅에서 계약 관련 키워드가 감지되면 법무사 상담 연결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건 핵심 파트너 확장이면서 동시에 수익원 확장(법무사 중개 수수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고액 매물에 대해서라도 실명 인증을 도입하라고 권고하고 나선 것도 이 맥락이다.


파트너 구조를 보면, 당근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연동하고, PASS나 카카오인증 같은 본인인증 서비스를 활용하며, 등기부등본 조회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다. 중개사 비즈프로필을 통해 공인중개사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에는 법무사, 세무사, 금융기관, 인테리어 업체 등과의 파트너십이 확대될 것이다. 부동산 거래의 전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BMC ⑨ 비용구조(Cost Structure): 기존 인프라의 활용, 그리고 신뢰의 비용


비용 구조에서 당근 부동산의 강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앱도, 서버도, 사용자 기반도 이미 있다. 부동산 서비스를 위해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 오프라인 부동산 중개업처럼 사무실을 열거나 중개사를 고용할 필요도 없다. 콘텐츠도 사용자가 직접 만든다. 매물 정보, 동네 리뷰, 거래 후기까지 전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다. 콘텐츠 제작 비용이 사실상 0이다.


변동비는 마케팅 비용, 고객 지원 비용, 외부 데이터 구매 비용(실거래가, 등기부등본 등) 정도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출 대비 비용 효율이 매우 좋은 구조다. 당근이 2024년에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20%를 달성한 배경에는 이런 비용 구조의 이점이 깔려 있다.


다만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비용 항목이 하나 있다. 신뢰 인프라 구축 비용이다. 허위 매물 필터링, AI 기반 이상 거래 탐지, 집주인 인증 시스템, 고객 지원과 분쟁 조정 인력. 이것들은 단순한 운영 비용이 아니라, 플랫폼의 신뢰 계좌를 채우기 위한 투자다. 사기 사건 한 건이 언론에 보도되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부동산처럼 고가 자산을 다루는 카테고리에서는 이 신뢰 인프라 투자가 마케팅 비용보다 더 중요한 지출 항목이 될 수 있다. 2025년 전수 인증 의무화를 도입한 것은 이 방향으로의 첫 걸음이지만, 인증 시스템 운영, 미인증 매물 관리, 이상 거래 모니터링 등에 수반되는 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한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9가지 요소를 관통하는 당근 부동산의 선순환 구조는 이렇다.

4,300만 가입자라는 잠재 풀에서 부동산 사용자가 유입되고, 수수료 0원(직거래)과 저비용 노출(중개사)이라는 세그먼트별 가치를 제공한다. 매물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고, 트래픽이 쌓이면 광고 수익이 생긴다. 여기에 낮은 고정비 구조 덕분에, 광고 매출만으로도 이 거대한 부동산 트래픽을 감당하며 영업이익률 20%의 흑자를 낼 수 있다. 그 수익을 서비스 고도화와 신뢰 인프라 강화에 재투자한다. 이 사이클이 돌아가는 한, 당근 부동산은 계속 성장한다.

다만 주시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다만 주시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첫째, 규제 리스크의 현재진행형 문제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집주인 인증률이 23%에 불과하다는 국회 자료가 나오면서, 당근 부동산의 안전성 문제가 공론화됐다. 같은 시기까지 수사 협조 요청 9건, 피해액 15억 7,675만원이라는 수치도 함께 보도됐다. 이에 당근은 2025년 8월 개인 직거래 매물에 대한 전수 인증 의무화를 도입했다. 본인 인증과 집주인·세입자 인증을 모두 거치지 않으면 매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구조를 바꾼 것이다.

이건 의미 있는 대응이다. 다만 두 가지를 짚어야 한다. 하나는, 의무화 이후 실제 인증률이 어디까지 올라갔는지 공개된 수치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제도를 도입한 것과 그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고 있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이 자체적 조치가 법적 규제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고액 매물에 대한 실명 인증을 권고하고, 한국부동산원이 당근 같은 신흥 직거래 플랫폼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건 의미심장한 움직임이다. 현재 개인 간 부동산 직거래는 공인중개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데, 만약 직거래 플랫폼에 대한 중개대상물 표시 의무나 실명인증 의무가 법제화된다면, 당근 부동산의 운영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당근이 선제적으로 인증 의무화를 도입한 건, 규제가 오기 전에 자발적으로 기준을 세워 안전한 플랫폼이라는 포지셔닝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전략이 실제 사고율 감소와 사용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관건이다.

https://www.molit.go.kr/USR/NEWS/m_71/dtl.jsp?lcmspage=72&id=95090677



만약 내가 당근 부동산의 PM이라면, 인증 의무화 이후의 다음 과제는 인증된 매물 간의 거래 품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본다. 인증은 "이 매물이 진짜인가"를 걸러주지만, "이 거래가 잘 성사될 것인가"까지는 보장하지 않는다.


실제로 당근 부동산에서 보도되는 불만 중 상당수는 허위 매물보다 거래 과정의 마찰이다. 채팅으로 문의했는데 답이 없거나, 매물 정보와 실제 상태가 다르거나, 계약 조건 협의 과정에서 소통이 꼬이는 경우. 인증이 입구를 정리해줬다면, 이제는 입구 이후의 여정을 매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를 우선 검토할 것 같다. 첫째, 매물 응답률과 응답 시간을 측정해서, 응답이 빠른 매물에 노출 가중치를 주는 것. 매수자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건 문의했는데 며칠째 답이 없는 상황이다. 둘째, 거래 성사 후 양측의 만족도 평가를 수집해서, 매물 품질 지표로 활용하는 것. 중고거래의 매너온도와 비슷한 로직인데, 부동산 거래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 셋째, 계약 단계에서의 법무사 연결이나 체크리스트 자동 제공 같은 거래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 인증이 매물의 진위를 보장한다면, 이건 거래 과정의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다.


결국 인증 의무화는 신뢰의 최소 기준선을 세운 것이고, 그 위에 거래 경험의 품질을 쌓아 올리는 게 다음 단계의 과제다.


둘째, 부동산 카테고리 자체의 성장 과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상당수 매물의 조회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고, 매도자만 있고 매수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거래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거래가 실제로 성사되는 것이다. 매물 수만 늘고 실매수자 연결이 약하다면, 부동산 카테고리의 활성도가 정체될 수 있다. 다만 이건 당근이라는 플랫폼 전체의 리텐션 문제라기보다는 부동산 서비스 자체의 매칭 품질 문제에 가깝다. 당근 사용자가 부동산 매물 조회수가 낮다고 앱 자체를 떠나지는 않는다. 중고거래, 동네생활, 알바 등 다른 서비스가 여전히 사용자를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카테고리는 당근 생태계의 한 축이지, 전부가 아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부동산 서비스 내부에서 매칭 알고리즘 개선이나 매수자 유입 전략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https://tfmedia.co.kr/mobile/article.html?no=189814


마치며

이 글 전체에서 당근을 광고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그건 돈을 버는 구조, 즉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본 정체성이다.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당근 부동산은 신뢰를 파는 플랫폼이다. 광고로 돈을 벌되, 사용자에게는 동네 기반의 신뢰를 가치로 전달한다. 수익 모델과 가치제안이 일치하지 않아도 되는 게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이다. 네이버도 검색이라는 가치를 제공하지만 돈은 광고로 벌고, 유튜브도 영상이라는 가치를 제공하지만 돈은 광고로 번다. 당근도 마찬가지다. 당근은 중고거래에서 쌓은 동네 커뮤니티의 신뢰를, 인생에서 가장 큰 거래인 부동산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 자체가 당근은 신뢰를 고객에게 가치로 제공하고 있다는 근거다. 당근은 고객에게 신뢰를 제공하면 할 수록(신뢰가 보장되게 하는 구조와 운영 정책을 수립 할 수록) 돈을 번다.


여기서 결국 프로덕트의 성공은 사용자가 진짜 가치를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는데 달려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막상 작성을 다 해놓고보니, 주거용 부동산 시장을 전체 TAM으로 정의했는데, 상가 매물도 눈으로 보이는상황이라 정의한 시장 자체를 다르게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만든걸 전부 갈아 엎을까? 싶기도 했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비지니스 모델 캔버스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서비스를 둘러싼 다양한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에서 이 분석이 의미가 있다. 향후 내가 제안할, 혹은 시장에 이미 있는 서비스를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분서갷보면 도움이 많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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