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례 저자는 80세에 시집을 내셨습니다. 제목이 너무 너무 멋있습니다.
멋! 있지 않나요?
동고동락했던 인생의 동반자인 남편의 사별 이후 가슴 절절히 느꼈던 고마움과 행복감을 담담히 일기로 쓰셨어요. 그 일기의 감동이 온전히 전해져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현재는 반려견 장군이와 비둘기 한 마리와 같이 사시지만,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는 정원에 날아드는 호랑나비도 친구가 되어 아직도 일기를 쓰시 계신다고 합니다.
책은 두툼합니다. 결코 한 장 한 장도 지나칠 수 없다는 종이의 무게인거일까요?
책의 날개에는 자손의 프로필이 나옵니다. 천정례 작가님의 사위인 한진섭 작가, 외손자 한창규 작가, 외손녀 지승현 작가가 중간중간 글의 의미를 함축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는. 그 많은 시 중에서 <콩밥>이라는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늘 지어오던 콩밥을 지으면서 그리운 사람이 좋아하던 콩 누룽지를 보고 그리운 마음에 차마 먹지 못했답니다. 콩밥을 맛있게 먹는 모든 사람들을 모습을 보며 행복해하며 사셨을 그. 파노라마가 느껴졌습니다.
80살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나이 80세. 아직 멀기만 한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늘 그래왔듯이 지난 추억과 현재의 일에는 열심이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하늘위의 구름처럼 바라보고 예측만 해볼 뿐이죠.
세월을 한 편의 영화처럼 느끼게 해주는 시는 작가의 깊이 있는 인생의 신념이 느껴집니다.
천정례 글, 한진섭· 한창규 · 지승현 그림(2022). 시가 된 황혼일기 내 인생에 쁘라스 원. 내작은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