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래곤볼 Day 83.

의지가 아닌 시스템

by 쾌락칸트

어제 사촌 동생이 호주에서 와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자주 생기는 일은 아니기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 그렇듯 예상치 못한 일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그는 온다고 했지 어떠한 계획이 없었기에 나와 동생은 무계획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산책을 하고 저녁에는 와인까지 같이 마시고 호주에 있는 삼촌과 영상 통화를 꽤 오래 했다. 끝이 없는 애매모호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나름 무리였나 보다. 기존에 조용히 보내던 생활 방식과 꽤 차이가 나는 일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오전 러닝을 마친 뒤 오후부터 몸살기운이 올라왔다. 아무래도 어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이런 일들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것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급작스럽 변화에 신경은 예민해지고 몸은 지쳤던 것 같다. 쉬어야 한다. 하지만 원래 루틴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을 다 삭제하지는 않는다. 독서를 하는 것도 원래보다는 간결하게 진행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은 힘에 부치지만 그렇다고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거의 280일 가까이 매일 쓰는 습관을 아프다고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노트북을 켜고 책상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최소한의 실행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의지가 아니라 루틴 즉, 시스템의 힘이다. 반복으로 인한 습관은 강력하다. 그 어떤 일이 생겨도 결국 실행하게 한다. 사실 놀랍다. 예전에도 몇 번 이런 일이 있었다. 사업 관련 행사라든지 하루를 통으로 보내야 하는 가족 모임이라든지 지인과의 급작스러운 약속 등 작년 초 중반까지의 생활 같았으면 그냥 하지 않았을 일에도 불구하고 나는 루틴에서 할 일의 목록을 어김없이 수행했다. 양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적게 하더래도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야 다음날도 연결될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의지를 믿지 않는다. 시스템을 믿는다. 매일 어떤 방식으로라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은 절대로 끊기면 안 된다. 시스템은 결국 '연속'이 핵심이기에. 그래서 오늘 몸이 안 좋아도, 이렇게 글이 현실에 존재하게 된 것은 결국 280일 동안 연결된 시간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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