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청소 시스템
며칠 전에 청소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직도 청소를 시작 못했다. 아마도 압박감 때문인 것 같다. 일단 시작을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기에 무척 힘들 것이라는 것을 내심 알고 있었나 보다. 그동안 나의 청소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 번에 다 치우는 패턴을 반복했다. 날을 잡아서 하루 종일 쓸고 닦고 버린다. 집이 깨끗해진다. 그런데 이후 손을 대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서 완료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다시 천천히 쓰레기와 먼지가 쌓인다. 결국 참다못해서 한 번에 청소를 한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이것의 반복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청소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필수적인 행위이다. 청결하고 단순한 환경이 최고다. 모두 알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는 언제나 공간 안에서 활동하기에 먼지와 쓰레기가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적응의 동물이기에 약간 지저분해도 참고 지낸다. 당시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에 청소를 하지 않고도 지내기도 한다. 가끔씩 깔끔하게 치우지만 깨끗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왜일까. 그것은 시스템이 없어서이다. 청소라는 것은 정말 애매한 활동이다. 굳이 시스템을 부여하기에 하찮은 활동으로 취급되기 다반사이다. 진지하게 청소를 한다고 하면 비웃는 사람도 많다. 청소할 시간에 더 중요한 것을 하라고. 하지만 청소를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인생도 청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청소라는 행위에 시스템을 부여하기로 했다. 언제나 일정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은 루틴의 기본이다. 지저분함으로 집중을 방해하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청소는 어렵다. 날마다 쌓이는 먼지와 물건을 매번 정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사실 매번 청소하는데 시간을 들이는 것도 비효율적이다. 인생에는 중요한 일들이 차고 넘친다. 인생은 짧다. 하지만 더러운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정교한 청소 시스템은 필수이다.
1. 비우기
일단 비워내기를 한다. 공간의 원형을 찾는다. 버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2. 분류
일반: 매일 쓰는 것, 자주 쓰는 것, 가끔 쓰는 것을 분류한다.
계절: 계절에 쓰이는 것들을 분류한다.
3. 정리
수납 시스템을 이용해서 정리한다. 핵심은 빼고 넣는데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미리 설계한다.
4. 시스템
시간 단위로 구분한다. 매일, 3일, 일주일, 한 달 이런 식으로 체크 리스트를 만든다. 각각의 단위에 마이크로 액션을 설정한다.
목표는 거의 비워져 있는 상태로 하루 10분만 청소해도 쾌적하고 미니멀한 느낌이 나는 공간으로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쓰레기를 버리는 구조를 정교하게 설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