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칸트 Day 03.

반정합 (反正合)

by 쾌락칸트

너저분해도 그냥 밀고 나가는 것. 요즘 내 실행 방식이다. 정리하는 기질이 선천적으로 디폴트라는 것을 파악했기에 좀 더 자유도를 높이고 있다. 당연히 엔트로피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다 풀어헤쳐야지만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없이 정제만 한다면 그 핵심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무작위적 시도의 횟수를 높이고 혼돈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것은 정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 정반합에서 순서를 부분적으로 바꿨다. 반정합이다. 반(反)은 혼돈을 의미한다. 반이 나타나면 정(正)을 작동시킨다. 그리고 합(合)을 이끌어낸다. 혼돈을 만들고 어느 특정 시점에서 정제를 들어간다. 이 구간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프랙탈 개념으로 인식했다. 즉 패턴 만들기이다. 패턴이라는 것은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 나는 가장 최선인 '응답'을 하기 위해 이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합(合)이 되려면 순서상 정(正)이 먼저 오는 것이 아니라 '의도된' 반(反)이 와야 한다. 그래야 안티프래질 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대비효과에 취약하다. 최악의 상황을 펼쳐놓고 거기서 희망을 찾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심지어 다 풀어헤쳐야지만 가장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 상황적으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정제는 선별하는 것이지 획득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를 최대한 펼쳐서 혼돈을 일부러 일으킨다. 그리고 중요한 정보를 선별한다. 그 정보들을 합쳐서 나만의 지식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혼돈을 만들고 정제하고 합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평행선이 아닌 새로운 지점에 도착해 있다.


아마 이 방식은 '정제 능력'에 대한 나의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것도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제는 믿음의 단계까지 왔다. 이런 확신이 생기는 메커니즘도 바로 반정합 (反正合)이었다. 이제는 못할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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