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충만하게, 인생은 쾌락적으로
보통 인간이 그렇듯이 나 역시 굉장히 입체적인 인간이다. 게으르지만 성실하고, 비관적이지만 긍정적이며 때로는 악하지만 때로는 선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서는 이분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본다.) 다른 인간과 내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간극이 좀 멀다. 예를 들어 게으를 때는 극단적으로 퇴폐적 한량이 되고 성실할 때는 강박으로 보일 정도로 고결한 성직자가 된다. 예전에는 시기적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현재 수많은 좌절과 실패의 터널을 지나 내 삶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얽힌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이야기한 '하루는 충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 산다.'가 가장 비슷한 표현일 수 있겠다. 그렇다. 매일 나는 정말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미시적 관점에서의 내 하루 루틴은 이렇다. 플래너를 작성하고, 매일 운동을 하고, 매일 건강식을 먹고,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쓰고, 매일 같은 일을 한다. 반면 거시적 관점에서의 나의 인생은 한량 같은 쾌락을 추구한다. 즉 루틴은 있지만 그 내용들이 오로지 나의 직관 (강한 흥미)으로 선정된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런 나의 하루와 인생에 대한 기준은 너무 편향적이라 리스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결정한 선명한 선택의 가치가 엄청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느려 보여도, 인생 망할 것 같이 보여도 이제는 상관이 없다. 나는 나를 믿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왜냐, 이제 나는 현재에 스스로 충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