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링 Day 15.

마음이 바쁘지 않다

by 쾌락칸트

나는 천성적으로 조급한 성격을 타고났다. 이 성격의 장점은 무슨 일이든 빠르게 해치운다는 것이고 단점은 사소한 일에도 전전긍긍해한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년 궁극적 삶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나는 조급함이 나의 큰 약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이 조급함은 필연적으로 결과주의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빠른 결과를 바라기에 빠르게 행동한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호흡이 느려지면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기 때문이다. 바로 과정 자체를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이 조급함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조급함을 내려놓으려고 참 많은 노력을 해던 것 같다.


물론 하루아침에 조급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타고난 기질은 바꾸기가 참 어렵다. 여전히 나는 매사에 조급해한다. 하지만 그래도 좋아진 부분은 조급함을 조금씩 알아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느껴지면 심호흡을 한다.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느리게 가더라도 지금 눈앞에 집중하자고 설득한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조급함을 길들이고 있다.


사실 조급하지 않아도 천천히 가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설득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다. 물리적 증거를 나의 조급함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매일의 루틴이 쌓이는 것을 물리적인 결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급함이라는 녀석은 결과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설득하려면 타협이 필요하긴 했다. 그래서 올해 1월, 나는 과감하게 아주 아주 큰 365일 플래너를 벽에 붙였다. 그리고 거기에 새벽기상, 글쓰기 그리고 운동이 수행되었다는 스티커를 매일 붙이기 시작했다. 스티커를 붙인다는 것은 완료를 의미한다. 작은 행위라도 했으면 완료다. 그렇게 매일매일 완료된 결과가 나왔다. 이제 그 스티커는 하나도 빠짐없이 벽면에 가득 채워졌다. 매일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었지만 매일매일이 쌓인 이 결과물은 거대했다. 나도, 나의 조급함도 모두가 만족하는 좋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과정안에서 서로 참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우리는 결국 화해를 했다. 천천히 가도 이렇게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나의 조급함이 드디어 안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바쁘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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