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링 Day 16.

나만의 리듬

by 쾌락칸트

요즘 내 생활은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흘러간다.


일단 새벽에 일어난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어플로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공부한다. 아주 짧고 간단하게 한다. 그래야 계속할 수 있으니. 일어난 지 한 시간쯤 지나면 커피를 내린다. 하루에 두 잔의 커피를 마시는데 첫 커피는 독서, 두 번째 커피는 글을 쓸 때 마신다. 첫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책의 종류는 다양하다. 요즘에는 가치 투자자 비탈리 카스넬슨의 삶에 대한 에세이, 음악 프로듀서 릭 루빈의 창작에 관한 에세이 그리고 오다 노부나가의 전기 소설을 읽고 있다. 아침에 책을 읽는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충만한 시간이다.


독서가 끝나고 두 번째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왔다. 이제는 글을 쓰는 시간이다. 지금 쓰는 이 글도 두 번째 커피를 마시면서 쓰고 있다. 매일매일 쓴다. 정 안되면 한 줄이라도 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글을 쓴다는 것이 나의 루틴 중 가장 엄격한 원칙이다. 그렇게 쓴 글이 현재 420개 정도 된다. 글을 쓰는 것의 목적은 단 하나다. 내 삶을 기록하는 것이다. 독자는 없다. 굳이 말하자면 독자는 나 자신이다. 어찌 보면 목적 없는 글쓰기다. 그래서 그런지 글을 쓰면 쓸수록 나는 더 솔직해지고 자유로워진다. 약간 노력해야 하지만 그래도 막상 해보니 가장 자부심이 느껴지는 루틴이 글쓰기다.


오전에 공부, 읽기, 쓰기가 끝나면 러닝을 하러 나간다. 여름 가을에는 오후나 저녁에 나갔지만 요즘같이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에는 되도록 정오에 러닝을 하려고 한다. 러닝은 주로 한강에서 뛴다. 20-30분 정도 달리는데 절대 오래 뛰거나 빠르게 뛰지 않는다. 존 2로 천천히 달린다. 중요한 것은 매일 달리는 것이기에 무리하지 않는다. 러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언제나 그렇듯이 신선한 야채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다. 메뉴 구성은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야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이 점심 식사는 거의 3년째이며 제대로 자리를 잡은 루틴 중에 가장 견고하다.


점심을 먹고 오후는 움직임의 시간이다. 나는 이 시간을 '댄스 타임'라고 부른다. 오전이 정적인 시간이라면 오후는 동적인 시간이다. 일을 하거나 청소를 한다. 무조건 움직이는 일을 한다. 본업- 디자인 작업, 만드는 작업 그리고 물리적인 돈을 버는 일을 이 시간대에 주로 배정한다.


오후가 지나 저녁이 되면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점심과 다르게 저녁 메뉴는 유동적이다. 한식, 중식, 이탈리안, 프렌치 등 다양하게 요리한다. 대부분 저녁은 동생과 함께 먹는다.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동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 식사가 끝나면 우리는 디저트를 먹는다. 이때 나는 와인을 마신다.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그렇게 저녁 시간이 끝나면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잘 준비를 한다. 이 시간에는 웬만하면 스마트폰을 하지 않고 책을 보려고 한다. 대략 10-11시에는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잔다.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대부분 이 구성으로 매일이 채워진다. 1년 넘게 이 루틴을 반복하고 개선하다 보니 이제는 하나의 특정한 리듬이 되었다. 이것은 가장 나에게 최적화된 리듬이기도 하다. 그래서 점점 더 매 순간이 충만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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