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하면, 다음의 길이 보인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어렵습니다. 무엇인가 하기로 결심한다고 바로 시작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사람마다 시작까지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그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이미 시작되어야 할 시간을 넘겨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쉽게도 이런 상황은 자신이 계획한 다른 여러 가지 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의 일이 제때 시작되지 못해서 일과 삶의 여러 영역에 걸쳐 영향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 책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늘 소개할 책은 "아주 작은 시작의 힘"입니다.
이 책은 시작에 관한 책입니다. 일과 업무가 시작이 되지 못하는 여러 다양한 이유들을 살펴보고, 작은 시작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작이 어려운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게으름과 완벽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좀 더 능동적으로 일을 시작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생각해 보고자 실천해 볼 내용들이 잘 설명되어 재미있게 읽었네요.
책의 시작이 좀 흥미로운데요. 시작을 미루는 사람들을 5가지 유형 - 타인 의식형, 높은 기준형, 쇠귀에 경 읽기형, 흑백이론 형, 나는 괜찮아 형- 으로 나누고, 독자가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도록 가벼운 진단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스트의 다차원적 완벽주의 척도"를 참고하여 설문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합계 점수를 내보면서 자신만의 완벽주에 관한 유형과 해법들을 확인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일의 완벽한 모습을 위해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의 판단 기준(타인의식), 스스로의 기준(높은 기준), 남과 나의 기준 모두를 미의식(쇠귀에 경 읽기), 모 아니면 도의 기준(흑백이론), 현실안주의 기준(나는 괜찮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그 유형의 장단점등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네요.
책에서 시작이 어려운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여러 속성들과 특징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작이 주저되거나 미루어지는 다양한 이유들 - 실패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의 가치를 수행 결과와 결부, 꾸물거림, 아주 높은 일반화된 기준, 뛰어남에 대한 열망등 - 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지요. 삶과 일에서 "게으른" 영역들이 분명 있습니다. 다만,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게으름"의 영역을 줄이고, 꾸준히 "게으름"을 "부지런함"으로 바꾸는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점에서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어설픔을 감추고, 미루고, 주저하다 보면 시작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스로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어설퍼도 꿋꿋이 해나가다 보면 실력과 역량이 스스로 생각하는 완벽의 모습을 향해 조금씩 쌓여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시작은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을 가장 큰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게으른 완벽주의를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책에서 저자는 3단계 공식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현실적인 내용이라 시작이 어렵다면 한번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단계: 미루고 싶은 감정을 컨트롤한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부탁, 요청, 제안 등으로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을 마음 가득 담아 흔쾌히 시작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일을 통해 비용을 받을 수 있거나 급여를 받아서 일을 해야 한다면, 더욱 더 그러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과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면, 일단 일의 호불호부터 개인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일에 내가 적합할지, 내가 성과를 낼지,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부터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런 고민이나 걱정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쓰다 보면, 지쳐버리기 십상입니다. 일에 대한 지식과 역량의 적합성을 스스로 믿고, 걱정이나 우려보다 우선 어떻게 해나갈지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의 결과가 좋아서 좋은 평가와 칭찬을 받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지만, 늘 그런 것이 반복되기는 어렵죠. 결과가 좋지 않다고, 스스로에 대해 지나친 걱정과 불안감을 갖기보다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심적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저도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여러 업무를 하면서 갖게 되었는데요. 일의 결과라는 것이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로 인해 결과가 기대보다 부족했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 성과를 만들어낸 노력과 열정은 사라지지 않고 남습니다. 그 부분(과정)을 인정하는 것이 결과의 인정보다 더 큰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다음번에 더 잘할 용기와 의지도 더 커지는 것이 아닐는지요.
2단계: 나에게 맞는 완벽을 찾는다
'완벽'에 관한 개인의 기준이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데요. 남이 보기에 충분하지만, 스스로 정한 '완벽'의 기준에 못 맞추었다고 '더더더..'를 외치며 가열차게 분발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가끔 보게 됩니다. 완벽을 추구해야 할 대상들이 일과 삶 속에 무수히 많습니다. 하나의 완벽이 다른 일이나 삶의 부분의 완벽을 보장하지 않지요. 수없이 많은 대상들에 대해 모두 완벽을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산의 정상(완벽의 목표)을 오르는 나의 모습에 비유하여 완벽에 대해 저마다의 속도와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이나 삶 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산들을 오른다면, 높은 산과 낮은 산, 경사가 가파른 산과 완만한 산, 굴곡이 많은 산과 평탄한 길로 정상에 이를 수 있는 산등 다양한 산들을 어떻게 오를까에 대해 자신만의 설정 기준과 속도를 정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앞서 간다고 정상에 오를 최종 승자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하나의 산을 먼저 올라갔다고 다른 산들도 먼저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 그리고 한계를 극복하다 보면 자신이 오를 산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내 기준에 맞는 "완벽"을 찾는 일은 역시 시작하고 도전하면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3단계: 두뇌를 속여 바로 움직이게 한다
일의 시작이 어려운 것은 일이 되지 않을 때 그 결과에 대한 부담감, 인정받고 싶은 성취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등이 실제 해야 할 일을 더 크게 부풀려 상황을 압도함으로써 심적 부담을 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요. 저자는 일을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작게 나누고, 실행 계획과 마감 일정을 확정한 후 각각을 한 번에 하나씩 해나가면서 시작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저는 이 방법의 효과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요. 어려운 일이라도 우선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차례대로 나누어보고, 막상 큰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구분하고 정리하다 보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처음의 불안감이나 걱정보다는 이제 안도감이 마음을 채우게 되지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나 해결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일의 진척과 속도를 늦추지 않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신만의 효율적인 시간관리, 집중력 향상 및 에너지 관리 방식 - 예를 들어, 신나는 음악 듣기, 좋은 글귀를 읽고 하루 시작하기, 산책하기, 책 10장 읽기 - 을 찾고 시도해 본다면 일의 성과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시작'에 대한 좀 더 새로운 시각들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작을 주저하게 만드는 "완벽"의 기준 속에서 의식/무의식적으로 '게으름'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들을 좀 더 상세히 알게 된 점들이 유익했네요. 시작이 주저된다면, 이 책을 다시 읽어볼 것 같습니다. 무엇이 시작을 가로막는지 알 수 있다면, 이제 시작의 문턱을 넘는 일에는 이전보다 훨씬 수훨해질 것 같네요. 시작이 어렵거나 게으름으로 시작을 미루시고 계시다면, 이 책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