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남쪽 입구에 예멘이라는 나라가 있다. 그리고 그 예멘에서 후티라는 반란군이 활동 중이다. 후티 반란군이 예멘의 바다 앞을 지나가는 모든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그러자 영국의 석유 회사 BP(British Petrolium)와 세계 제 2위 해운회사 머스크(MAERSK)가 홍해 통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아래 사진 참조)
홍해가 가로막히면서 해운 물류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홍해는 동남아시아 말라카 해협과 더불어 해운 물류의 속도와 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는 물길이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아주 중요한 혈관인 셈이다. 그런데 그 혈관이 거의 막히기 직전이다. 미군이 이 혈관을 가로막고 있는 후티 반군이라는 혈관질환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해양 패권으로 분류되는 미국에게 홍해 항로는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중요한 길목이기 때문이다. 미군이 인도양과 아프리카에서 주둔하면서 이 항로를 순찰해주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패권을 인정받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만에 하나 홍해 항로의 동맥경화가 지속된다면,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만든 철도 물류 루트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이 기회에 자국의 철도 물류 시스템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현재 동유럽 폴란드에서 중국 얼롄하오터까지 화물용 철도가 연결되어 있고, 1년에 30% 이상 물류량이 증가하고 있다. 만에 하나 중국의 의도가 성공한다면 미국 중심의 해양패권은 점차 힘을 잃을 것이다.
지정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절대 모든 아시아(대륙세력 = 중국, 러시아, 이란 등)가 단결하지 못하게 하고, 만에 하나 단결할 경우 수에즈 운하(홍해 포함)를 위협하지 못하게 하라." 이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홍해 위기는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