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는 어떻게 변할까?
오래전, PC 통신 게시판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왜 게시판에 질문하기 전에 검색하지 않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몇 년 전에 네이버 지식인에 한 학생이 "지식인에 질문하기 전에 검색해 보세요."라고 한다. 일을 하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검색한다. 검색은 굉장히 많은 것을 알려주지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검색보다 '질문'부터 던져야 하는 세상이 온 듯 하다.
AI가 놀라운 결과로 충격을 주면서 빠르게 일상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새로운 도구는 UI 디자인도 변하게 한다. 터치 스크린이 나오면서, UI가 모바일 형태에 급속도로 적응했고, UI의 변화는 경험의 변화를 가져왔다.
첫 번째 변화는 '윈도우'였다. 이전의 프로그램은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형태였다. 윈도우가 나오면서 명령어를 타이핑할 필요가 없어졌다. 마우스의 쓸모가 커지고, 화면에 보이는 여러 윈도우를 누르거나 드래그 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롬프트에서 윈도우가 되면서 PC는 회사에서 쓰는 어려운 기계에서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컴퓨터로 변했다. 윈도우의 GUI는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하게 성장했다.
두 번째 충격은 '아이폰'이었다. 이제 컴퓨터는 사람마다 하나씩 가진 도구가 되었다. 마우스의 강력한 2개의 버튼이 열 손가락으로 바뀌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폰 이후, UI에는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있었다. 디자인은 체계화되고 거대한 프로젝트가 되었고, 여러 직업군을 탄생시켰고, 유니콘 기업들이 생겼다.
UI의 변화는 큰 지진이 일어난 후, 긴 기간 이어지는 여진처럼 일어난다. 예측하기 어렵고, 지속적이며, 위협적이다.
많은 기능이 텍스트 박스와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다. 텍스트 박스에 단어를 입력하고, 입력하거나, 검색한다. 기능은 텍스트 박스와 버튼 형태로 구성되어 용도에 맞게 사용된다. 그래서 입력과 검색은 분리되어 있다. 또 입력은 각 항목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입력 폼은 기본의 서류 양식을 디지털로 변경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종이 위에 항목을 기록하는 곳이 텍스트 박스로 되어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입력을 받기 위해서 한 개 이상의 텍스트 박스를 사용하는 것이 흔했다. 서로 목적이 다른 경우는 페이지로 분리해서 서류 여러 장을 쓰는 것처럼 여러 페이지를 입력에 할애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품이 다수의 입력 창과 다수의 버튼을 포함한 다수의 페이지로 구성된 연결로 구성되어 있다. 프롬프트 시절보다 비효율적인 구성이지만, 제작과 학습에 용이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데스크톱의 응용프로그램이 모바일 앱이 되면서 입력은 단순해졌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유지되고 있다.
명령어 프롬프트를 사용할 때는 프로그램 지식이 필요한 명령어가 필요했다. 명령어가 사라지자, 키워드에 집중해서 사용자 측면의 효율성이 올라갔지만, 전문가의 효율성은 떨어졌다. 전문가는 명령 프롬프트를 사용해서 훨씬 더 빠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놀라고 있는 AI의 텍스트 박스는 기존의 형식과 다르다. 우리가 이전에 사용하던 방식은 기본적으로 단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AI는 채팅 UI를 사용하고 문장으로 물어보면 문장으로 결과를 보여준다. AI는 단어나 기호보다 문장과 글, 언어를 사용한다.
ChatGPT와 미드 저니는 채팅의 형식을 띠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채팅 UI에서 사용된다. ChatGPT는 글로 미드저니는 그림으로 결과를 보여주며, 미드저니의 경우는 별도의 UI 제작 없이 디스코드를 사용한다.
지금의 UI는 버튼과 텍스트 입력상자로 구성되어 있다. 버튼을 누르거나, 키보드로 입력을 한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와 화면으로 이동하게 된다. 기능과 형식이 다른 정보를 입력하려면,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채팅 UI에서는 내가 있는 주소를 그대로 치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주소 입력', '가격 입력', '검색어 입력'의 스타일과 형식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페이지에도 변화가 있다. 검색한 화면에서 바로 업데이트되는 검색 방식도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에서 검색은 검색 페이지와 검색 결과 페이지 혹은 스크린으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채팅을 하게 되면, 채팅 창에 상대방의 메시지로 결과를 볼 수 있다.
채팅 UI와 텍스트 박스 중심의 입력 폼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가정이 적용된 UI 디자인을 구상할 수 있다.
-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입력하는 하나의 텍스트 박스
- 페이지 이동이 매우 적은 페이지 혹은 스크린
- 메시지와 콘텐츠를 분리하는 세션 혹은 엘리먼트
채팅 방식으로 진행되는 AI가 나오면서 구글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구글은 페이지에서 돈을 번다. 검색을 여러 번 하고, 검색 결과를 통제하면서 스폰서의 페이지 링크를 보여주는 것이 구글의 상품이다.
단어로 검색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검색어를 찾거나 페이지를 찾을 때까지 반복해서 검색을 해야 하고, 검색에 노출되는 광고가 많아진다. 사용자가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광고의 거부감은 줄어든다. 이 작업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면서 검색 입력과 페이지 간의 이동이 만드는 트래픽이 돈을 만들어냈다.
물론 채팅도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다. 카카오톡처럼 광고 배너를 사용해도 된다. 사람과의 채팅은 채팅하려는 대상과 메시지의 질과 양에 따라 이미 과금이 되고 있다. ChatGPT나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만큼 빠른 속도로 유료화되었다.
하지만 AI를 사용하면, 페이지를 방문해서 사람이 페이지를 일일이 살펴볼 필요가 없다. AI가 결과를 바로 보여주거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요약과 대안 제시가 기존의 검색이나 검색 기능을 사용하는 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직접 볼 수도 있지만, AI가 결과를 요약하기 때문에 간단한 정보는 페이지 이동 없이 알 수 있다. 그래서 페이지 사이의 퍼널이나 트래픽 위주의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생긴다.
노션이나 슬랙, 위키 같은 업무에 사용하는 툴에서 생긴 가징 큰 문제는 엄청나게 쌓여있는 정보를 찾아서 요약하고 다시 활용하는 일이다. AI가 이러한 상황에서 요약된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소비자가 있는 시장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글쓰기와 그림, 그리고 요약. 모든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능력이다. 누군가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집중한다면, 그 사람이 승진하거나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서예를 배우는 사람은 적지만, 폰트를 사용하는 사람을 많다. 서예처럼 글쓰기와 요약하기, 그림 그리기는 지루하게 연습하고 반복하며 평가받아야 성장하는 능력이다. 글쓰기와 그림으로 돈을 버는 일은 배우는 일보다 어렵다. 그런데 AI를 통해서 숙련된 능력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요약에 관련 UI 과제가 주어질 수 있다.
- 중요한 메시지와 콘텐츠를 하일라이트하는 UI
- 전체 대화를 평가하거나 요약한 정보를 담은 UI
- 특화된 기능이 적용된 스크롤 UI
- 다양한 정보를 불러오면서 생기는 대기 상태를 보여주는 UI
- 대화의 결과와 실제로 적용되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보여주는 UI
- 대화에 따라 변화되는 상황에 대한 UI
UI는 입력과 출력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AI 채팅은 입력과 출력 모두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기존의 방식에 비해서 훨씬 더 배우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가 오간다. 사용자와 시스템 사이에 UI가 있을 때, 채팅 방식의 AI는 전화와 송수화기 사이의 전선이 없어졌던 변화와 같다.
전화의 UI 변화를 보면, 말하는 부분과 듣는 부분이 분리되어 있다가, 송수화기가 되어 전화 본체와 연결되어 있다가 전화기 안에 송수화기가 들어가는 형태로 진화했다. 각각의 단계에서 시장과 시스템이 모두 변했고, 전화와 전화를 둘러싼 사람의 행동과 문화도 모두 바뀌었다.
'검색한다'에서 '물어본다'로 사용자의 행동이 크게 변할 수 있고, AI와 채팅하는 방식이 사람과 채팅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입력이 간편해지는 상황과 출력이 채팅 메시지로 표시되면, UI 디자이너는 할 게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팀에서는 UX와 UI를 적절히 하거나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고용하는데, 채팅의 UI 제작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사용하긴 쉽지만, 경쟁사를 따라잡긴 어려워진다.
이미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 디자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회사는 항상 앞서가고 2등과의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단순해 보이는 제품일수록 더 복잡하고 규모가 큰 제작 방식을 요구한다.
얼마전 채팅 UI에 대해 조사했을 때도, 채팅 제품에는 다양한 깊이가 있었다.
https://brunch.co.kr/@pliossun/207
UI 디자인에는 새로운 환경이 생겼고, 새로운 제품이 활동할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UI는 기획과 UX의 가장 아래쪽이면서 소비자와 접하는 가장 바깥쪽이다.
검색어 입력창은 빠르게 변할 것이며, 정보의 구성은 더 단순해지고, 사용에 대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더 뛰어난 극소수의 사람들이 시장을 압도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설계와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격차를 따라 잡을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더 전문가가 되고, 초심자는 쉽게 성장하지 못하겠지만, 초심자의 창의성이 더 쉽게 발현되는 시장이 열릴 것이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PC 시대가 되고 모바일 시대가 되었을 때, 각 시기의 초반부에는 작고 빠른 아이디어가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UI 디자이너라면 더 빠르게 생각하는 내일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