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PLITHUS 인터뷰/Denkiworks
<TANUKI: Pon’s Summer> 개발한 Denkiworks
교토에서 탄생한 BMX 액션 어드벤처… 일본 여름의 공기와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를 담다
교토를 배경으로 너구리 우편배달부의 여름을 그린 인디게임 <TANUKI: Pon’s Summer>가 독특한 콘셉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편지를 배달하고, 주민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이 작품은 일본 여름 특유의 분위기와 소소한 일상을 게임 플레이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을 개발한 Denkiworks는 영국, 네덜란드, 일본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소규모 국제 팀이다. 현재 교토에 오피스를 두고 있으며, 프리랜서 멤버를 포함해 약 10명의 개발진이 <TANUKI: Pon’s Summer>를 제작하고 있다. 팀 이름인 Denkiworks에서 Denki는 일본어로 ‘전기’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개발진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수적이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르는 ‘스파크’ 같은 느낌도 함께 담고 싶어 이 이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TANUKI: Pon’s Summer>의 시작은 교토에서의 생활 경험에서 비롯됐다. 개발진 중 한 멤버가 10년 넘게 교토에서 생활해 오며 이 도시에서는 자전거 이동이 자연스러운 곳이라는 점이 게임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관광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전거로 이동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도시 환경이 게임 속 마을을 돌아다니는 플레이 구조로 이어졌다. 주인공 캐릭터를 너구리로 정한 것도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여우나 고양이, 개 같은 동물은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너구리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에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 역시 중요한 요소였다. 실제로 초기 개발 단계에서 SNS에 짧은 영상을 공개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너구리 캐릭터에 반응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게임의 배경은 일본의 작은 마을로 신사, 여름 축제, 마을 주민들과 같은 일본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개발진은 이러한 설정 역시 교토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사를 발견하게 되는 교토의 풍경이 게임 속 세계관에 반영된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너구리 우편배달부 Pon이다. 플레이어는 Pon이 되어 자전거를 타고 마을 주민들에게 편지와 짐을 배달하며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된다. 게임의 목표는 한 달 동안 돈을 벌어 50년에 한 번 열리는 너구리 축제를 위해 낡은 신사를 복원하는 것이다. Pon은 약간 게으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지만 이 설정은 단순한 캐릭터 성격이 아니라 게임의 이야기 구조와도 연결된다. 게으른 성격 때문에 신사가 방치되었고, 조상님께 혼나 돈을 벌어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점은 캐릭터의 단점이면서 동시에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배달과 자전거 액션의 결합이다. 초기에는 마을을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이동 수단으로 자전거가 추가되었지만, 개발 과정에서 점프나 트릭을 넣으면 재미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현재의 형태로 발전했다. 특히 BMX 스타일의 공중 회전 기술이나 점프 같은 요소는 게임의 개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개발진은 “단순히 ‘너구리가 배달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하면 평범하게 들리지만, 자전거 트릭을 보여주면 훨씬 흥미로운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조작 역시 두 가지 방식으로 제공된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트릭 플레이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조작 방식을 함께 준비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원한다.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 역시 중요한 요소다. 주민들은 각자의 삶과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배달을 통해 점차 그들과 교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은퇴한 스모 선수 캐릭터를 만나면 스모 연습을 배우는 미니게임이 등장하고, 사진가 캐릭터와 교류하면 카메라를 얻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러한 미니게임은 단순히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요소가 아니라 NPC의 개성과 연결된 형태로 설계됐다. 개발진은 배달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그들의 직업이나 특징과 연결된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전달하려는 감정의 중심에는 일본 여름의 분위기가 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색감과 조명 표현이었다. 색을 부드럽게 처리하면 여름 느낌이 약해지고, 너무 강하게 표현하면 눈이 피로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미 소리나 강물 소리 같은 환경 음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여름 특유의 공기감을 표현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Denkiworks는 3명으로 시작해 현재 약 10명 규모의 팀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진은 소규모 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빠른 소통과 유연한 개발 환경을 꼽으며 누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서로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즉각적인 피드백과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양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인력 규모의 한계가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토에서 열린 인디게임 행사 BitSummit에서의 경험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혔다. 평소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 SNS에서 너구리 캐릭터를 보고 부스를 찾아와 플레이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게임을 접하는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 작품은 일본 문화를 배경으로 하지만 해외 플레이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로컬라이즈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다만 신사나 도리이 같은 문화적 요소는 번역만으로 의미가 전달되기 어려워 일부 일본어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다. 개발진은 특히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도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설명하며 주인공 Pon은 인간의 말을 할 수 없지만 배달과 행동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는 다른 나라에 갔을 때 느끼는 경험과도 겹쳐질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Denkiworks은 “이 게임을 통해 일본 여름의 분위기와 마을 주민들과의 교류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과정이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여름의 추억처럼 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TANUKI: Pon’s Summer>는 너구리 우편배달부 Pon과 함께하는 한여름의 이야기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느긋하면서도 따뜻한 경험을 전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