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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한 Oct 06. 2015

영혼의 선장_Dead Poets Society

PAPER BOX_23

In D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떨치고 삶이 다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


키팅 Teacher, 오 캡틴 마이 캡틴


어쩌면 학교란 곳의 진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분이 되고, 어떻게 보면 예상치 못한 행동과 느낌들로 현실이 원하는 목적을, 다수가 원하는 이익에 맞춰가지 못한 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 비친 캡틴의 모습은 전자였습니다. 선생님이 이끌어가는 발걸음이 하나하나 흔적이 되어 남겨지는 그런 가르침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인생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주고,  조언해 주고, 도와주는 곳이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그 인생이라는 틀 아래 공부가 포함되어 있기에,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이고요. 캡틴은 그 인생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기에, 선생님이라는 호칭 보다는 캡틴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현실은 청년, 청소년에게 성공을 원합니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 명예라는 성공, 재산과 부가 넘치는 성공, 그래서 행복한 성공 말입니다. 성공의 기준을 정해버리는 현실 앞에서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은 묻히고, 그렇게 사는 것이 저희의 모습입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고, 끝없는 경쟁을 해야 하고, 생존게임을 하듯 열심히, 그저 앞만 보고 살아가는 게 이런 것들을 강요하는 현실의 모습이고요. 이곳에서 우리는 발자국을 열심히 따라가고 열심히 나의 발자국을 남기려 하지만, 앉아서 연필로 우리가 남기려고 한 발자국을 엇비슷하게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려진 발자국들을 보고 나서야만 우리는 이걸 했었지, 내 모습은 이랬지 라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요.


캡틴, 저는 시를 참 좋아합니다. 언제부턴가 시를 쓰며 위로를 얻을 수 있었고, 그 시로 인해 조금이나마 힘들었던 일들을 쉽게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그리고 다른 이의 시를 읽으며 함께 공감하고, 위로를 얻으며, 진심을 느끼며 따뜻해 질 수도 있었습니다. 저만의 방법으로, 저만의 생각을 한 글자와 한 문장에, 그리고 한 연을 나눠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가끔 저의 시로 감동을 받은 사람, 자신의 상황과 맞춰가며 공감해 주는 사람을 보면 그분들이 이런 걸로 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큰 기쁨을 얻습니다. 이런 기쁨들이 제가 시를 좋아하게끔 만든 이유였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인생도 시와 같아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를 쓰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을 만들고, 시를 읽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인생도 보게 되며, 그 속에서 자신에게 뭔가 필요한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 말입니다. 조용히 한 발자국씩 남기고, 그 발자국이 모여서 큰 흔적을 남기게 될 때에, 종이 속에 채워진 글자들처럼 아름답고 빛날 흔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또 그 흔적들이 발하게 될 때에는 캡틴처럼 멋진 인생을 가르쳐 준 사람이 될 수 있을 지도요.


인생, 조금은 커 보이고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보이는 희망과 기대와 설렘, 이것들이 올바르게 자라나도록 잡아준 캡틴, 캡틴이 한 역할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막막한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은 사회가 시킨 일을 하며 인생을 허비하게 놓아버린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여러 가지  체험해 보며 즐거움의 참 의미와 인생의 첫 단추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 청년, 청소년에게 필요한 역할을요.


오, 캡틴 마이 캡틴!


저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꼭 이렇다 하지 못한 직업에 있어도, 남들이 알아주는 직업이 아니라도, 이 시대의 주인공, 그리고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그 청년, 청소년에게 주체적인 삶을 심어주고 또 키워주며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누군가 영혼의 선장이 되어 항해하는 길에 있을 때에, 저는 선원이 되어 가는 길을 보조하고 도우며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노력합니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짜 목적을요.

캡틴, 오 마이 캡틴!


오늘은 시가 아닌 편지로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역을 맡으신 로빈 윌리엄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아직도 필자가 좋아하는 배우이십니다.


고등학생 2학년 때군요.

부산 남천동에 있는 작은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에서 저의 가치관들을 꾸며나갔습니다.

그리고 인디고 서원이 같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식당이 있었어요.

작은 혁명가를 위한 식당, 에코토피아

저는 이곳에서 가끔 식사를 해결하며 책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리고, 영화 한 편을 보며 저는 편지를 씁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자는 다짐과 함께요.


이상을 꿈꾸는 청소년, 그 모습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말이죠.


PS:

현실과 이상은 참으로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어쩌면 강박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개인이 정의하는 "현실"이란 틀. 그곳에서 개인이 또 다시 정의하는 "이상"

흔히 현실을 붙잡고 이상을 가지며 살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실과 이상은 개인들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경우가 파다하니까요.

저도 고등학생 때에는 "한국"의 청소년이라는 것에 얽매여서

좋아하는 공부를  선택해할 수 없고

"생활기록부"라는 겨우 종이 몇 장에

대학의 문을 가르고, 한 인간을 판단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품었습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명목으로

저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면 신랄하게 비판하고 짓밟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배웠습니다.

그 행동, 즉 현실을 만든 사람이 저였고

세상을 사랑으로 보아왔던 것이 아니라

불만 그 자체로 보아왔다는 것을요.

그렇지만, 고등학생 때 꾼 꿈,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자.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자."라는 것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이상을 현실에 어떻게 녹이고, 누구를 위해 표현할지 배워가는 중이거든요.

제 말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도 현실과 이상을 함께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에요.

자신감을 잃고, 도퇴된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면 답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Post Scipt가 길었습니다. 여러분에게 힘이 되는 글이었으면 합니다.


청년, 그 빛을 유지해나가는 것

그것이 현 시대의 상처를 만지고

새살을 돋게 하는 단 하나.

새로운 세대가 되는 것이다.


항상 관심을 가져주는 여러분들께 오래간만에,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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