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매일 브런치에서 글을 읽다가.. 막상 내가 어떤 독자를 위해 나만의 글을 적어보자 라고 생각하고 글을 적으려다 보니 첫번째 주제를 무엇으로 다뤄볼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며칠을 고민하긴 했지만 결국 무난한 듯 가장 어려운 주제를 고르고 말았네요.
작년, 그러니까 2017년 겨울에 서울의 모 대학에서 멘토링 강연을 하면서 받았던 질문 중 하나였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멘토님들과 함께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각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자리였는데, 그때 질문이 "잘하는 일을 하는게 좋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좋을까요?" 라는 질문이었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정확하진 않았지만 질문의 의도는 저거였던거 같네요.) 저는 뭐. 당연하다는 듯이
" 잘 하는 일을 하는게 맞습니다!" 라고 했고,
이 질문에 대해 제가 선택한 저 말은 '정답!'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했지만, 저 말고 다른 멘토님들의 의견은 저와는 반대 인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좋다" 라고 하시더군요.
충격이었습니다. 전 잘하는 일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게 진리인것 처럼 믿었었거든요.
돌아와서 며칠을 이 내용으로 고민도 하고 한편으로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아왔는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었는데, 한참을 지나 생각해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이것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 아니었던거죠. 저는 저도 모르게 공대생(?)의 생각처럼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했었는지 저만의 개똥철학적으로(??) '잘 하는 일'을 해서 어느정도 기반을 다진다면, '좋아하는 일'이야 언제든 할 수 있을거라는 뭐랄까 전략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잘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취업도 쉬울거라는 그런 선입견에 빠져 있었던 거죠.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잖아요. 어차피 인생이란 정답을 따라가는게 아닌거니까요. 모범답안 조차 없는 인생에 잘하는 거면 어떻고 좋아하는 거면 어떻습니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이어가는 각자만의 인생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지 '어떤걸 먼저 해서 어떻게 끝났다' 라는 결과는 크게 의미 없는거 아닐까요? 아직도 큰 대기업들이 성공이라는 결과만 보고 달렸기 때문에 중간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위 '적폐' 로 곤혹을 치르는걸 보면 역시 긴 인생에 결과보다는 스토리가 중요한거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 10년차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저는 아직도 좋아하는 일을 못 찾아서 그렇지 10여년전 27살 대학교 4학년생으로 돌아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있었더라면, 지금 저와는 다른 일을 하면서 살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잘하는 일 이나 좋아하는 일이나 어떤것을 선택하고 할 지는 각자의 몫이기 때문에 그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하는데 있어 후회만 덜 하면 되지 않을까요?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모두들 아니 대부분은 아무런 생각없이 무작정 취업이란 결과만 보고 달려가는거 같아요. 적어도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깊고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한 우리 모두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