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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름 Feb 15. 2020

첫 스톡홀름, 첫 미트볼

@Stockholm, Sweden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두 번째 도시인 스톡홀름으로 가기 위해 615번 버스를 탔다. 귀여운 꼬마 승객들과 같이 탔는데, 내내 종알종알 거리는 것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들이 귀여운 것은 만국 공통이다.


귀여운 승객들
@Stockholm Arlanda Flygplats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비행기 그리고 배. 탈린에 갈 때 탔던 유람선은 헬싱키-탈린, 스톡홀름-탈린, 그리고 헬싱키-스톡홀름도 왕복한다. 포털에 ‘실자라인’을 검색해보면 북유럽 여행 때 유람선을 타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언제나 길에 버리는 시간을 제일 아까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진작에 항공권을 예매해 두었다.


별거 없는데 맛있던 샌드위치
엥, 날이 흐린가

수속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가볍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흡입하면서 구글맵에 꽂아둔 즐겨찾기 핀들을 훑어봤다. 꼭 봐야 할 것, 꼭 먹어야 할 것을 훑어보다 보니 스톡홀름에서 '꼭 사야 할 것'은 체크해둔 것이 없다. 코펜하겐이 마지막 행선지이지만 쇼핑에 여의치 않을 수 있으니, 미루지 말고 스톡홀름에서 뭐라도 좀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다보이는 하늘이 흐려서 날씨 걱정이 조금 되기 시작했다. 추우면 어떡하지, 흐리면 어떡하지.

 

무려 119유로짜리 버스
스톡홀름 시내 가는 길

무려 119유로짜리 버스를 타고 스톡홀름 시내로 들어갔다. 리무진 버스는 분명 편하긴 하지만, 너무 낭만(?)이 없는 느낌이라 웬만하면 타고 싶지 않다. 버스와 기차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무조건 기차랄까. 거기다 비싸기도 하고. 하지만 창밖 풍경이 너무 봄이라서 없던 낭만도 생기는 기분이었다. 시내에 다다를수록 조금씩 건물이 높아지고 사람이 많아졌다. 스톡홀름 도착.



이 도시가 궁금한 이유


스톡홀름이라는 도시가 궁금해진 것은 만화책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때 '밍크'라는 순정만화 월간지를 창간호부터 구독했는데, 거기서 제일 좋아했던 만화에 스톡홀름이 나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온 건 아니고 언급되는 정도였다. 하시현 작가의 '낭길리마'라는 만화였는데, 남자 주인공 '시우'가 살던 곳이 바로 '스톡홀름'이었다. 내가 주인공 '보늬'라도 되는 마냥 '시우'가 살던 도시가 궁금했던 거다. '보늬'가 밤이나 도토리의 속껍질이란 뜻이고 부드럽지만 강하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란 것까지 생각날 정도로, 수없이 많이 보던 제일 좋아하던 만화였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연재되었고, 주인공 '보늬'와 '시우'는 내내 14살이었다. 14살들이 나오는 만화를 보고 설레고 좋아했다니, 정말 어렸다.


아무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설레고 동경하던 도시였던 스톡홀름은 아주 오랜 시간 아주 먼 나라였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 중 스웨덴은 북유럽 여행으로 묶여서는, 언젠가는 가겠지- 하고 접어둔 곳이었다. 이번 여행 중 무려 13박 중에 5박이나 할애한 도시 스톡홀름. 꼭 가야 할 미술관과 감라스탄 정도만 체크해놓고 여유롭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산책길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스톡홀름이 좋다.

숙소는 난생처음으로 호스텔로 잡아봤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하는 걸로. 숙소에 짐을 간단히 풀고, 숙소에서 처음 인사를 나눈 친구(라고 하기엔 어린 여자 사람)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미국에서 대학을 갓 졸업했고 스톡홀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아무 곳이나 다 좋다고 어디든 나가고 싶다고 하길래, 도서관에 가볼 건데 관심 있으면 같이 가자고 했다. 가는 내내 수다를 떨긴 했는데, 너무 좋은 날씨에 감탄하느라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Stockholm Public Library, Stockholm
@Stockholm Public Library, Stockholm

도서관 한가운데 한참을 서있었다. 이 분위기가 바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없더라도 꼭 오고 싶었던 이유.


책 몇 권을 뒤적거리다가
도서관 구석구석을 기웃거리다가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나섰다.

집 근처에 이런 도서관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높은 층고와 빈티지 가구들만으로도 자주 갈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밖은 아직 훤하지만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일부러 다른 길로 돌아가기
@Bookbinders Design Scandinavia AB, Stockholm
@Bookbinders Design Scandinavia AB, Stockholm

가던 길과 다른 길로 돌아서 가기로 했다. 4박을 머무를 숙소라 그 근처는 의도치 않아도 자주 다니게 될 테지. 한때 가로수길에도 있던 ‘북바인더스 디자인’ 매장이 눈에 띄어서 들어가 봤다. 지금은 단독 매장 없이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딱히 살 건 없어서 빠르게 나오기.

  


스웨덴 미트볼

 

@Nomad swedish food & bar, Stockholm

숙소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미트볼 맛집이라고  군데 핀을 꽂아둔 게 있었는데 결국  군데도  갔고. 숙소 가는 길에 눈에 보이길래 들어간  곳에서 유일한 미트볼을 먹었다. 가정식 느낌으로 무난한 메뉴와 무난한 인테리어.

 

작고 아늑하고,
나쁘지 않은 맛.

, 장난 아니다!’ 또는 ‘ 먹고 싶다 느낌은 아니었지만 맛있었다. 미트볼 자체의 간도 소스도 섬섬한 맛이 강했고, 부드러운 감자와 석류의 조합은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상큼했다. 양이  많다. 남은 일정을 위해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네, 여기가 스웨덴 맞네요.


https://www.nomad.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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