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아름 Feb 12. 2020

브론다(Bronda),
버거 주세요

@Helsinki, Finland


헬싱키의 마지막 날

  

헬싱키의 5월은 꽤나 쌀쌀하다. 밤 11시는 되어야 어두워지는 백야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나 쌀쌀하다. 헬싱키에 머무는 4박 5일 동안 하루하루 따뜻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야 봄이 오는데 보름, 아니 일주일만 늦게 왔어도 제대로 봄이었을 텐데.


날씨가 끝내준다.
@Ravintola Bronda, Helsinki

마지막 날,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2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Bronda'라는 식당인데, 가볍게 단품 메뉴를 먹기로 했다.


@Ravintola Bronda, Helsinki
한가로운 오전 11시,
점점 테이블이 차기 시작한다.

역시 오픈 시간에 맞춰가니 한가롭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에는 서너 개 테이블만 차있었는데, 주문한 식사가 나올 때쯤 되니 거의 만석이었다. 딱히 인테리어가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고, 자연광이 워낙 좋아서 매달린 조명은 그저 거드는 정도로 보였다. 아, 화장실이 꽤 좋았다. 


점심시간에 미슐랭 먹으러 오는 사람들



미슐랭 치즈버거의 맛

 

식기나 커트러리나 모든 것이 전부 무난하고 거슬리는 점이 없었다. 입구에 있는 운영시간 사인도 간결하고 딱 필요한 것만 있었는데, 모든 것들이 그런 것 같다. 식기에 박힌 레스토랑 이름도, 메뉴판도 모두 일관된 느낌.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식기와 커트러리, 그저 정갈하다.
점심 단품 메뉴가 단출하다.

단품 메뉴가 세 개밖에 없어서 고르기가 쉬웠다. 스테이크는 과한 느낌이고 샐러드는 부족한 느낌이라, 치즈버거를 골랐다. 이 식당에 가기로 한 후에 인스타그램 장소 태그를 훑어봤었는데, 주문하고 나서 치즈버거 비주얼이 꽤나 괜찮았던 기억이 났다. 점심시간에 미슐랭 식당에 밥 먹으러 나오는 직장인들 구경 좀 하면서 기다렸다.


네가 미슐랭 치즈버거구나.

결론만 말하면, 엄청나게 맛있다. 두툼한 우드트레이에 나온 것도, 별도 나이프가 나온 것도 다 좋았다. 물론 뭔가를 먹을 때 기분빨이나 분위기빨이 있긴 한데, 아마 다시 먹어도 엄청나게 맛있을 것 같다.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질 정도면 확실히 맛있었던 게 맞다.


@Ravintola Bronda, Helsinki
또 올게, Bronda.

이 식당을 나서면 헬싱키를 떠나야 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오면 다른 메뉴를 먹어봐야지. 코스를 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다음은 스톡홀름이다.


Ravintola Bronda

Eteläesplanadi 20, 00130 Helsinki, Finland

https://www.ravintolabronda.fi/


매거진의 이전글 핀란드 디자인 뮤지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