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엘피랩 Jun 10. 2019

[단순함과 강력함_카페 온화]

plplab : 공간에 대한 고민

 성수동에 새롭게 생긴 카페를 찾았다. 많은 분들이 블루보틀을 떠올리겠지만, 그 카페의 팬이 아닌 나는 다른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뚝섬역과 성수역 중간쯤인듯하다. 뚝섬역에서 내려 성수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을 하면서 하나의 언어를 공간 전체에 사용하면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실제로 구현하는 것에는 두려움이 생긴다. 너무 과해 보일 수도 있고, 균형이 맞지 않아 보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디자인들이 하나의 언어보다는 하나의 컨셉으로 재료나 색감의 군을 만들어 공간을 채운다. 하지만 이곳을 과감하게 하나의 언어로 공간을 만들어냈다.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하게 다가오는 이 공간은 실패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런 공간의 가능성을 느끼게 해 준다.




 길을 걷다 보면 금색 문틀과 꽃을 닮은 손잡이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있다. 붉은색 벽돌과 황금색 문틀, 그리고 꽃을 담은 로고와 한문까지 어쩐지 한국이 아닌 일본과 홍콩의 느낌이 난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으로 바가 설치되어 있다. 좌우에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금색의 바 그리고 그 뒤에 배경이 되는 디자인된 테라조 타일과 온화의 로고는 이곳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주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 이곳을 들어오면 아마 두 가지의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이국적인 느낌과 두 번째는 은행이나 건물의 로비 같은 느낌이다. 두 번째는 층고와 색감 때문인듯하다.

 우리의 카페는 회색 테라조 타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재료별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다른데, 회색의 테라조 타일은 호텔이나 건물의 로비 그리고 은행과 같은 장소에서 더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어떤 재료를 어떤 공간에 써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스스로 규칙을 만든 것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제약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온화에서 나의 시간을 많이 뺏은 공간은 바로 천정이다. 바닥과 벽은 알겠는데... 천정은 뭐지? 처음에는 같은 타일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페인트로 마감한 천정이 아닌가. 계속 보다 보면 규칙성도 찾을 수가 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도장처럼 흰색 무늬를 찍어서 마감을 했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천정에서 또 다른 매력은 조명 옆에 금색 라인이었다. 단순한 디자인 줄 알았지만, 라인은 중앙냉난방으로 연결되어 공조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급 호텔과 건물에서 많이 사용되는 공법이기는 하지만, 이런 카페에서 보게 되니 기분이 새로웠다.




 

출처 : pinterest,  valentino flagship store in new york

 각 재료마다 써야 할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우리는 경험에 의해 재료과 장소를 그룹화하여 생각하고 그런 장소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가끔은 도전적인 디자인이 필요할 때가 있다. 물론 실패의 두려움으로 인해 도전적인 건축주를 만나야 하지만, 도전적인 디자인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하다.




작가의 이전글 [포인트 디자인_에이 카페 아지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