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악한 내 병명에 대한 고찰(1)
시간은 : 2016년 3월 마지막주
주위는 : 1988과 함께 빵터진 노래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가 들리는 듯함
추천책은 : 이 글과 상관은 없으나 어제 구매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이라는 시선집...
나는 오늘자로 나 스스로에게 완벽한 병명을 선고하고자 한다.
나는 [휴대폰 중독]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상사병이 걸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못보면 보고싶고 불안하고 ...
내가 그렇다. 핸드폰이 주위에 없으면 난 세상에 대한 절망감을 느낀다. 진심이다.
몇일전 나는 그 분신같은 핸드폰을 "찰나"의 부주의떄문에 잊어버리는 헤프닝을 겪었다.
평생 처음 겪은 일이였다. 아마도 한 2시간 정도(사실 그것도 안되었던것 같긴하다)
세상엔 아직 맘 좋은 분들이 많이 살고계셔서 참 다행이다.
맘좋은 지구인 아주머니가 나의 핸드폰을 찾아주었던 그 순간까지...
나는 중독에서 나타나는 단계별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안절부절함의 불안증을 초기단계로 하여
이어진 머리 두통(타이레놀을 2알이나 넘김) 과 모든 의욕 상실(먹는것은 물론이요 걷는것, 서있는것) 까지 온몸이 맥을 잡지 못하는 증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다시 찾은 "나의 핸드폰"을 보면서 이 모든 증상은 1초만에 사라지고 바로 호전되었다.
그날 지인이 핸드폰을 찾았다고 호들갑(세상을 다시 얻은듯한 오버 장렬했음) 떠는 나에게.. 이런 문자를 남겨주었다
"우리는 어느덧 휴대폰의 노예"
저 문장이 나에게 물음표를 남겨주었다.
이 날 이후로 생활속의 [나와 휴대폰]과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했다.
나는 나의 휴대폰이라는 객체에 몇 % 정도 나의 삶을 의지하고 맡기고 살고 있는 것일까?
내 아침의 약 1시간 정도의 일과를 기입해본다.
아침 5시 30분 핸드폰(나에겐 휴대폰이 아니다. 손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핸드폰이다) 알람을 시작으로 바로 파란색의 F를 본다. 4시간전 (잠들기전 보고 자니깐.) 봤던 컨텐츠 위로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본다.
요사이 알고 싶고, 하고 싶은 그룹추가를 많이 해놓았더니, 도움이 되는 정보와 글들이 시간대비 공유하기로 많이 올라와 있음에 스스로 뿌듯해 한다.
세수를 하러 갈때도 나의 핸드폰은 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아침 비타민과 오메가 3를 챙겨 먹을때도 그 놈은 항상 내 눈앞에서 멀어지지 않는다.
회사 출근을 위해 집의 문을 잠그는 순간까지 난 나의 핸드폰을 1순위로 챙기며 손에서 내려놓지 않는다.
회사로 출발!! 자가운전중에는 핸드폰을 멀리하게 된다.
이 점이 가끔씩은 대중교통을 타고싶은 욕구를 생기게 한다 (핸드폰을 맘대로 보기 위해서 대중교통을 타고 싶다는 나의 이야기를 아직은 외부에 발설 해본적은 없다. 동감해주지 않을것 같다.)
주차장 도착.. 시동을 끔과 동시에 다시 핸드폰을 연다. 실제 핸드폰 중독 = SNS 중독과 같다.
노란색의 메신저와 깃발의 메신저 그리고 파란색의 F (브랜드를 바로바로 이야기 안하려고 노력한 표현)
16층까지 올라오는 승강기 안에서 나의 눈과 손은 핸드폰과 함께 한다.
숫자로 정리해본다
아침 5시 30분 일어나서, 회사 주차장 7시 45분 도착까지...약 93분 시간동안 핸드폰이 나의 눈과 손과 떨어져 있던 시간은 운전 중 약 27분정도!! 66분을 함께 한다.
이렇게 보면 24시간 (1440분 동안) 핸드폰이 나에게 떨어지는건 눈감고 자는 시간과 운전이동 순간 정도
( 운전시에도 본다. 신호등으로 잡혀있을때.. (ㅡㅡ;;) 솔직하게 고백한다.)
24시간 하루 기준 18시간정도를 함께 한다.
30일 월 기준 23일, 그러니깐 7일을 제외하고는 나와 함께 한다는것
365일 연 기준으로 274일을 함께 한다.
그래.. 난 어느덧 휴대폰없이는 절대 하루도 보낼수 없는 [75% 의지형 핸드폰 중독인간]이다.
내가 파악한 내 병명, [핸드폰 중독]에 대한 고찰은 여기까지다.
병명을 알았다면 이제부터는 해결점을 찾아봐야겠다.
상사병과 같은 아픔과 힘듬이 있을지라도...
75% 핸드폰 중독에서 벗어나 적어도 50% 의지형정도로는 벗어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핸드폰 중독에 대한 고찰에 이어서 다음편은 솔루션에 대한 내용을 쓰기위해서
생활 속 핸드폰과의 이별을 연습해보기로 한다..
"우리는 어느덧 휴대폰의 노예"